모하비의 ‘강심장’이냐, G4 렉스턴의 ‘4중철갑’이냐
한우신기자
입력 2017-04-25 03:00 수정 2017-04-25 03:00
기아-쌍용 ‘대형 SUV 왕좌’ 대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중에서도 대형 SUV는 성장 여력이 크다고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많은 모델이 경쟁 중인 준중형이나 중형 SUV 시장에 비해 대형 SUV는 차종이 많지 않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 중 대형 SUV를 대표하는 것은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대형 SUV 차종에 대한 마케팅은 모하비에 집중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모하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런 모하비에 대형 SUV 왕좌 자리를 내놓으라고 외치는 것이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이다.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G4 렉스턴에 대해 현재 사전 계약이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에서 양산 1호차 탄생 기념 행사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돼 곧 도로 위에서 볼 수 있다. 쌍용차는 2015년 1월 출시돼 지난해 회사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던 티볼리처럼 G4 렉스턴이 쌍용차의 중흥을 견인하길 바라고 있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이 서울모터쇼 때 직접 전시장을 찾아 G4 렉스턴을 극찬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다.
모하비와 G4 렉스턴 모두 프리미엄 대형 SUV의 상징인 프레임 차체를 기본으로 한다. 차체 구조는 엔진 등 동력 부품으로 짜인 섀시를 뼈대에 해당하는 프레임에 장착하고 다시 차체와 결합하는 프레임 차체 방식, 그리고 섀시를 차체에 직접 장착하는 일체식 차체 방식으로 나뉜다. 프레임 방식이 일체식에 비해 진동과 소음이 덜하다. 차고가 높은 SUV의 단점인 소음과 불편한 승차감을 보완할 장치인 셈. 하지만 뼈대를 하나 더 넣기 때문에 무게가 늘어난다. 따라서 프레임을 이루는 소재를 가볍고도 강하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G4 렉스턴은 세계 최초로 1.5GPa급(mm²당 150kg까지 하중을 견딤을 의미) 강판이 사용됐다. 이 강판을 비롯해 590MPa(mm²당 59kg의 하중을 견딤을 의미)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이 동급 최대 수준인 63% 이상 사용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프레임의 단면이 국내 차량 중에서는 최초로 4중 구조다. 대부분의 기존 차량에 들어간 2중 또는 3중 구조에 비해 더 튼튼하다.
쌍용차가 “G4 렉스턴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형 SUV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초고강도 강판을 기반으로 한 안전성은 G4 렉스턴의 최고 무기다.
쌍용차는 여기에 에어백을 9개 장착하며 안전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모하비에 달린 에어백은 6개다. 모하비에 비해 G4 렉스턴에는 운전석 무릎과 뒷좌석 좌우 양옆에 에어백이 더 달렸다.
기본 자동차 성능 부분에서는 모하비가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차이는 엔진에 있다. 모하비는 배기량 2959cc 엔진을 장착했다. G4 렉스턴의 배기량은 2157cc다.
사실 2200cc급 디젤 엔진은 중형 SUV에 달린 용량이다. 같은 배기량이어도 엔진 성능 자체가 좋아졌다고는 하나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형 SUV가 겨냥하는 소비자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 운전자다.
기아차에 따르면 모하비를 구매하는 사람의 70% 이상이 40, 50대 남성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대형 SUV를 타는 중장년층 남성은 일정 수준 사회적 지위를 갖췄으며 실용성을 추구하면서도 과시욕이 있다. G4 렉스턴의 가격이 모하비보다 약 700만 원 낮게 측정된 것이 나쁠 건 없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아차가 2008년 모하비를 출시한 이후 이달 내놓은 2018년형 모하비까지 운전자의 요구를 반영해 각종 편의장치를 더 많이 탑재해 온 것도 모하비의 강점이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의견들을 종합하면 모하비는 웅장함과 강인함이 느껴진다. 단점은 투박해 보일 수 있다는 점. G4 렉스턴은 역동성과 날렵함이 강조됐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코란도C와 비슷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한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두고 승부를 벌일 기아자동차 모하비(왼쪽)와 쌍용자동차 G4 렉스턴. 모하비는
웅장함, G4 렉스턴은 역동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모하비는 큰 배기량과 편의품목, G4 렉스턴은 진화한 프레임 차체를 기반으로 한
안전성이 강점이다. 기아자동차·쌍용자동차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중에서도 대형 SUV는 성장 여력이 크다고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미 많은 모델이 경쟁 중인 준중형이나 중형 SUV 시장에 비해 대형 SUV는 차종이 많지 않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 중 대형 SUV를 대표하는 것은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 대형 SUV 차종에 대한 마케팅은 모하비에 집중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모하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런 모하비에 대형 SUV 왕좌 자리를 내놓으라고 외치는 것이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이다.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G4 렉스턴에 대해 현재 사전 계약이 진행 중이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에서 양산 1호차 탄생 기념 행사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돼 곧 도로 위에서 볼 수 있다. 쌍용차는 2015년 1월 출시돼 지난해 회사의 흑자 전환을 이끌었던 티볼리처럼 G4 렉스턴이 쌍용차의 중흥을 견인하길 바라고 있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총괄회장이 서울모터쇼 때 직접 전시장을 찾아 G4 렉스턴을 극찬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다.
모하비와 G4 렉스턴 모두 프리미엄 대형 SUV의 상징인 프레임 차체를 기본으로 한다. 차체 구조는 엔진 등 동력 부품으로 짜인 섀시를 뼈대에 해당하는 프레임에 장착하고 다시 차체와 결합하는 프레임 차체 방식, 그리고 섀시를 차체에 직접 장착하는 일체식 차체 방식으로 나뉜다. 프레임 방식이 일체식에 비해 진동과 소음이 덜하다. 차고가 높은 SUV의 단점인 소음과 불편한 승차감을 보완할 장치인 셈. 하지만 뼈대를 하나 더 넣기 때문에 무게가 늘어난다. 따라서 프레임을 이루는 소재를 가볍고도 강하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G4 렉스턴은 세계 최초로 1.5GPa급(mm²당 150kg까지 하중을 견딤을 의미) 강판이 사용됐다. 이 강판을 비롯해 590MPa(mm²당 59kg의 하중을 견딤을 의미)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이 동급 최대 수준인 63% 이상 사용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프레임의 단면이 국내 차량 중에서는 최초로 4중 구조다. 대부분의 기존 차량에 들어간 2중 또는 3중 구조에 비해 더 튼튼하다.
쌍용차가 “G4 렉스턴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형 SUV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초고강도 강판을 기반으로 한 안전성은 G4 렉스턴의 최고 무기다.
쌍용차는 여기에 에어백을 9개 장착하며 안전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모하비에 달린 에어백은 6개다. 모하비에 비해 G4 렉스턴에는 운전석 무릎과 뒷좌석 좌우 양옆에 에어백이 더 달렸다.
기본 자동차 성능 부분에서는 모하비가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차이는 엔진에 있다. 모하비는 배기량 2959cc 엔진을 장착했다. G4 렉스턴의 배기량은 2157cc다.
사실 2200cc급 디젤 엔진은 중형 SUV에 달린 용량이다. 같은 배기량이어도 엔진 성능 자체가 좋아졌다고는 하나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형 SUV가 겨냥하는 소비자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남성 운전자다.
기아차에 따르면 모하비를 구매하는 사람의 70% 이상이 40, 50대 남성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대형 SUV를 타는 중장년층 남성은 일정 수준 사회적 지위를 갖췄으며 실용성을 추구하면서도 과시욕이 있다. G4 렉스턴의 가격이 모하비보다 약 700만 원 낮게 측정된 것이 나쁠 건 없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아차가 2008년 모하비를 출시한 이후 이달 내놓은 2018년형 모하비까지 운전자의 요구를 반영해 각종 편의장치를 더 많이 탑재해 온 것도 모하비의 강점이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의견들을 종합하면 모하비는 웅장함과 강인함이 느껴진다. 단점은 투박해 보일 수 있다는 점. G4 렉스턴은 역동성과 날렵함이 강조됐다. 하지만 같은 회사의 코란도C와 비슷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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