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쉐보레 ‘볼트 EV’… 전기차의 모범 답안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4-13 07:39 수정 2017-04-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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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전자제품을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배터리가 방전돼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제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갖췄더라도 배터리가 바닥나면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 ‘배터리 난(難)’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여느 카페건 전기 콘센트가 구비된 자리는 북적거리고, 웬만한 음식점에서는 스마트폰 충전기를 별도로 마련해 충전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순수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불안 요소도 배터리다. 주행 중 배터리 방전으로 차가 멈추기라도 하면 속수무책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문제는 전기차 선택의 걸림돌이 된다. 우수한 연비나 친환경 실현 등의 장점은 그 이후에나 따져볼 사안이다. 따라서 전기차 업체들은 이 같은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쉐보레는 ‘볼트 EV’라는 모범답안을 내놨다. 볼트 EV 최대장점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무려 383㎞에 달한다는 점이다. 단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

정영수 GM 글로벌 전기구동 개발 담당 상무는 “전기차의 배터리 방전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에게 볼트 EV는 ‘충전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안정적 차”라며 “압도적인 주행거리 외에도 강력한 출력을 통해 내연기관 차량 이상의 주행성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볼트 EV 시승은 경기도 일산 고양시 킨텍스에서 출발해 파주 헤이리마을까지 약 22㎞ 구간에서 이뤄졌다.

운전석에 오르니 뭔가 어색했다. 시트가 몸을 감싸주지 못하고 튕겨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높은 시트포지션으로 전면 시야는 확보됐지만 안정감을 주진 못했다. 운전석 실내공간은 소형차 수준의 차체지만 널찍하다. 뒷좌석은 표준 체격의 성인남자가 앉았을 때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볼트 EV 주행성능을 파악해봤다. 시동을 걸자 전기차답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속도를 높여도 변함없이 정숙성이 유지된다.

초반 가속성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볼트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7초가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주행 성능에서 나무랄게 없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볼트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며 가솔페달 조작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204마력의 최고 출력과 36.7㎏·m의 최대 토크를 갖췄기에 가능한 결과다. 다만 볼트 EV는 막대한 배터리 소모를 막기 위해 최고속도를 시속 154㎞로 제한하고 있었다. 코너링도 준수하다. 차체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 무게 때문에 속도를 살려 코너링을 하는데 차량이 흔들리거나 떨림 없이 잘 빠져나왔다.

볼트 EV는 2개의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달리면서 배터리를 최대치로 충전할 수 있었다. 기어를 ‘L’로 바꾸면 원페달 드라이빙 모드가 실행된다. 이 기능은 브레이크 페달을 굳이 이용하지 않고도 가속페달만으로 운전할 수 있게 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계기판에는 방금 속도를 줄인 덕에 얼마나 전력을 절약했는지가 초록색 숫자로 나타났다. 반대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노란색 숫자로 전력을 얼마나 소모했는지가 계기판에 나타난다. 혼잡한 도심에서 이용하면 발을 이리저리 옮길 필요가 없게돼 운전 피로도를 줄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감속을 시도할 경우 변속감이 느껴져 불편했다.

운전대 왼쪽에 붙어 있는 패드(리젠 온 디멘드)를 손으로 잡아주면 회생제동 기능을 이용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발 대신 손으로 브레이크를 잡는 편리함과 전력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출발 당시 주행 가능 거리는 370km였는데 목적지에 도착하자 앞으로 321km를 갈 수 있다고 계기판에서 표시해줬다. 배터리 소모량은 생각보다 컸지만 차량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급정지 등을 반복한 점을 감안해야한다.

볼트 EV 가격은 4779만 원이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대에 구입 가능하다.

고양=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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