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슈퍼레이스’ 7개월 대장정 끝…베테랑들 웃었다
동아경제
입력 2014-11-03 14:44 수정 2014-11-03 16:01
지난 4월 20일부터 약 7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했던 국내 대표 모터스포츠 ‘슈퍼레이스’가 2일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각 라운드 누적 포인트로 시즌 챔프를 가리는 슈퍼레이스는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각 클래스별 우승자가 탄생하는 등 경주마다 열띤 경합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베테랑들이 주요 클래스를 석권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린 ‘2014 CJ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최종전답게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슈퍼6000 치열했던 레이스
조항우, 6년 만에 통합우승
우선 대회 최고 클래스 ‘슈퍼6000’ 부문은 조항우(39·아트락스BX 레이싱)가 기분 좋은 폴투피니시(예선과 결선 모두 1위)로 디펜딩 챔피언 황진우(31·CJ레이싱)를 따돌리고 종합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2008년 스톡카 원년 레이스 우승 이후 6년 만에 영광을 되찾은 것.
황진우로서는 아쉬운 대회였다. 각 라운드에서 상위권 선수들에게 부여하는 차량 핸디캡(50kg)을 추가하고도 전날 예선전에서 조항우(핸디캡 20kg)에 이어 2위를 기록, 황진우는 우승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어느 정도 갖추고 결선에 임했다. 하지만 KIC를 15바퀴 도는 최종전에서 끝까지 조항우를 괴롭혔지만 2위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로서 종전 누적 포인트 1위 자리 역시 조항우에게 내주면서 2년 연속 통합우승 달성도 좌절됐다.
경기는 두 번째 랩부터 선두 조항우가 앞으로 치고나가면서 손쉬운 우승을 낚는 듯했다. 하지만 아홉 번째 랩에서 김중군(31·아트라스BX 레이싱)이 사고로 기권하자 세이프티카 상황이 발생하는 변수가 나왔다. 이 때 출전 차량 전부는 세이프티카 속도에 맞춰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순서대로 서킷을 달려야한다. 이로 인해 서로 벌어졌던 격차는 자연스레 좁혀지게 됐고, 이 둘은 다시 순위싸움에 돌입했다. 마지막 기회를 잡았던 황진우는 핸디캡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조항우에게 우승을 내주게 됐다.
세이프티카는 김진표(37·엑스타 레이싱)에게 행운을 안겼다. 스톡카로 전향해 첫 포디움에 오른 것. 그 전까지 차량 브레이크 문제로 원활한 경기 운영이 안됐던 그는 세이프티카 상황에서 안정을 찾았고, 같은 팀 이데유지(37)와 김의수(42·CJ레이싱)가 3위 경쟁에서 모두 나가떨어지는 사이 그 자리를 꿰찼다.
GT클래스 최고의 명승부
쉐보레레이싱팀 6회 우승
이와 함께 통합전 형태로 치러진 GT클래스에서는 최고의 명승부가 나왔다. 단 4점 차로 최종우승을 다퉜던 1위 이재우(43·쉐보레 레이싱)와 2위 정연일(33·팀106)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정연일은 다섯 번째 랩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일곱 번째에서 이재우에게 역전당했다. 이후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두 바퀴를 남겨두고 다시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두 선수의 순위는 마지막 15번째 랩에서 판가름 났고 결국은 이재우의 승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재우의 통합우승으로 쉐보레 레이싱팀은 슈퍼레이스 최초 GT 클래스 6회 우승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한국 vs 금호 무승부
접지력·내구성 포인트
국내 대표 타이어 회사들의 자존심 대결은 무승부로 끝났다. 타이어는 레이싱카의 성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이를 정도로 큰 변수다. 이번 대회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각각 4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지며 균형을 맞췄다. 그동안 패색이 짙었던 한국타이어는 최종전을 포함해 내리 2경기를 따내는 막판 저력을 과시했다.
극한의 레이싱 경주에서 고출력에 초고속을 버텨내야 하는 타이어는 접지력과 내구성은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데 중요한 요소다. 또한 레이싱 타이어는 중량에도 민감하다. 타이어가 가벼울수록 기록은 빨라진다. 따라서 타이어회사들은 내구성이 좋고 경량화된 타이어 개발에 집중한다. 금호타이어는 슈퍼6000 클래스 참가 팀 중 엑스타레이싱팀과 CJ레이싱팀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아틀라스BX레이싱, 팀106 등은 한국타이어를 사용한다.
슈퍼레이스, 국제대회 정착시도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트벌 확정
지난 8월 한·중모터스포츠 페스티벌로 모터스포츠의 국제화를 지향한 슈퍼레이스는 내년에 일본까지 가세하며 대회를 아시아 최대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2일 슈퍼레이스는 영암 KIC에서 일본 FJ 레이스와 조인식을 갖고 ‘2015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FJ 협회 타찌 카즈야 대표는 “슈퍼레이스와 협업을 통해 한국 모터스포츠 흥행과 일본 역시 모두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특히 일본 청소년층의 자동차 경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전남)=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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