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신형 카니발 누가 어떻게 타는 車인가?

동아경제

입력 2014-07-12 09:00 수정 2014-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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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세련되고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아차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해온 카니발은 몇 년 전부터 신차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나온 모델은 2세대 이후 9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6~7년 주기로 신 모델이 나오는 것에 비하면 조금 늦었다.

카니발은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다. 쌍용자동차의 투리스모가 있으나 카니발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수입차는 도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있지만, 가솔린엔진을 탑재했고 가격도 카니발보다 비싸 애초에 겨냥하는 소비자 층이 다르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車 카니발
기아차는 3세대 카니발을 ‘가족과 함께 떠나는 레저용車’로 소개했다. 신차에 내건 캐치프레이즈도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가족을 태우고 떠나라는 의미다.

가족과 장거리를 떠나는데 필요한 차는 기본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고 경제적이어야 한다.

과연 3세대 카니발은 그런 요소를 갖췄을까. 3630만 원짜리 2.2디젤 9인승 노블레스 모델을 타고 강원도 정선과 영월 일대 국도 120km를 달렸다. 도로는 장맛비의 영향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K9 수준의 편안한 시트에 2,3열 통로 있어 이동 편리
외관은 이전 세대에 비해 조금 더 각지고 현대적인 모습이다. 전면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 코’ 라디에이터 그릴은 부드럽게 다듬어졌다. 측면은 A필러를 제외하고 B, C, D필러를 검은 유리로 덮어 일체감을 줬다. 2세대에 비해 전고는 낮아지고 전장은 길어져 안정감을 줬다.

실내의 가장 큰 특징은 시트의 편안함이다. 기아차 이삼웅 사장은 출시행사장에서 “K9과 같은 수준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시트를 소개했다.
실제로 운전석에 올라보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고 조절 범위도 넓다. 다만 앞부분의 높낮이 조절이 안돼 키가 작은 사람이나, 여성 운전자들은 시트를 높여서 운전하기에 불편할 수도 있겠다.

뒷좌석은 2열과 3열의 중간에 통로를 마련해 이동이 편리했다. 시트도 각각 독립됐다. 다만 3명이 앉을 수 있는 4열은 너무 좁아 어린이나 앉을 수 있는 정도다. 4열은 평소에는 바닥에 숨어 있다가 끈을 살짝 잡아당기면 튀어 올라오는 팝업 싱킹시트를 채용했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폈다 접을 수 있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테일게이트에 다가서면 2~3초 이내에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양손에 짐을 들었을 때 유용하겠다.


#싼타페와 같은 엔진, 적절한 힘에 가볍게 움직여
시동 버튼을 누르자 디젤차 특유의 엔진음이 실내로 들어왔다. 하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엔진룸을 열어보니 곳곳에 흡차음재를 사용했다.

‘공차중량 2138kg의 미니밴을 과연 2.2리터 디젤엔진이 제대로 감당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고 차를 출발했다. 유로6 기준에 맞춘 이 엔진은 현대차 신형 싼타페에 들어가는 엔진과 동일하다. 최고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1kg.m을 발휘한다.

가속페달을 밟자 큰 차체가 가볍게 앞으로 나아갔다. 차의 성격과 크기, 무게가 달라 일반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직접 비교하긴 힘들지만, 100km/h까지 어떤 저항도 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가벼웠다.
#묵직한 핸들링 안정적 소음진동도 잘 잡혀
핸들링은 묵직해 안정감을 줬다. 다만 조금 더 속도를 높이자 엔진음이 커지면서 속도가 더디게 올라갔다. 아무래도 고속주행용은 아니다. 소음과 진동은 수준급이다. 엔진음이나 진동, 노면소음, 풍절음 등이 비교적 잘 억제됐다.

노면이 젖어서 급격한 코너링을 테스트해보진 못했다. 하지만 크게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커브길을 안정적으로 돌아 나갔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도 부드러웠다. 서tm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신형 카니발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1.5km/ℓ(도심 10.4km/ℓ, 고속도로 13.3km/ℓ)다. 최근 과장연비 논란이 불거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은 신차의 공인연비를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
#실제 연비 11.2m/ℓ로 무난한 수준
실제로 이날 120km를 달린 뒤 기록한 트립상 연비는 10.9m/ℓ로 공인연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판매가격은 11인승 2720만~3580만 원, 9인승은 2990만~3630만 원이다. 올해 하반기 7인승과 가솔린엔진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신형 카니발은 출시 발표 후 1개월 보름 만에 1만7000대를 계약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고 직접 차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뒤에야 구체적인 성공여부를 알 수 있다. 기아차 김창식 부사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인기가 좋다. 당초 계획보다 목표량을 올려 잡고 있다.”고 성공을 자신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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