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 교육부터 농지-주택-자금까지 지원

박희창 기자 , 장관석 기자 , 김형민 기자 , 사지원 기자

입력 2022-08-25 03:00 수정 2022-08-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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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A FARM SHOW]
본보-채널A 주최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개막… 내일까지 열려
尹대통령 “청년들 도전 세심하게 지원… 스마트농업 키울것”
지자체 102곳 참여… ‘고향사랑기부제 특별관’ 관람객 붐벼


백향과 재배 청년농과 대화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의 에이팜쇼 전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농협중앙회 부스를 방문해 샤인머스캣, 백향과 등 재배 작물을 들고 있는 청년 농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다양한 경험과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농업에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 농지, 자금, 주거 등을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농업 확산, 체계적인 농촌 공간 개발, 농업인 소득 및 경영 안정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후원으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축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농업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농업, 농촌은 대내외 여건 변화로 중대한 전환기에 놓여 있다”며 “농업을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이자 생명산업’으로 규정하며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스마트 농업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규제혁신과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통해 청년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신제품 개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 미래성장산업으로 꽃피운다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4일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개막식에서 나무에 꽃을 피우는 개막 행사에 참여했다. 농업을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꽃피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행사다. 왼쪽부터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재찬 고려산벌꿀 대표, 김민솔 아나농 대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지현 힙토 대표, 윤 대통령,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조성훈 축령농원 대표, 소병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김민재 햇살과농부 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윤 대통령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서 고향에 대한 유대감을 높이고, 또 지방자치단체는 기부금을 주민복지에 사용해서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에이팜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농·귀농 박람회다. 총 7422m² 규모의 대형 전시장에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들의 부스 200여 개가 들어섰다. 올해는 지자체만 역대 최대인 102곳이 참여했다. 이날 스마트 농업을 이끄는 다양한 청년농 사례에 대한 전시와 올해 새롭게 선보인 ‘고향사랑기부제 특별관’은 종일 관람객들로 붐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26일까지 진행된다.


“애그테크에서 미래 봤다”… 청년 창농 ‘정보의 바다’




에이팜쇼가 싹틔운 스마트팜 열정
이준영씨, 새싹삼 재배할 예정
“첨단 농업기술 보니 수익 확신”…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팜 플랫폼
농협 부스엔 참석 발길 이어져… ‘고향사랑기부제’ 체험도 인기



귀농에 쏠린 관심… 전시관마다 관람객 북적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1층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20∼70대의 다양한 연령대 관람객들은 전국 지자체 부스에서 일대일 컨설팅을 받으며 귀농 정보를 얻어갔다. 추석을 앞두고 에이팜마켓에서 농산품 선물을 구매하기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비록 공들인 스타트업은 실패했지만 스마트팜으로 다시 일어설 겁니다.”

24일 에이팜쇼의 스마트팜 창업 강연장을 찾은 이준영 씨(30)는 안해성 포천딸기힐링팜 대표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5년 경력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으로 얼마 전까지 핀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했다. 1년 6개월 동안 회사를 경영했지만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고민에 빠진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농업. 이 씨는 올 연말쯤 경기 파주시에 스마트팜을 열 계획이다. 재배 작물은 새싹삼으로 정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의 100시간짜리 귀농·귀촌 교육 중 80시간을 마쳤다. 이 씨는 “에이팜쇼 강연에서 자동관수기(전자밸브) 도입만으로도 스마트팜을 어느 정도 구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스마트팜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 청년 창농인들의 ‘정보 바다’로
올해 9회째를 맞는 에이팜쇼는 청년 창농인들에게 ‘정보의 바다’로 통한다. 특히 애그테크(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산물 재배)를 활용한 스마트팜 정보, 청년 창농인에 대한 정부 지원, 창농 성공 사례 등을 한곳에서 모두 얻을 수 있다.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농촌진흥청 부스에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전국의 토질 정보를 제공하는 ‘흙토람’ 서비스를 비롯해 기상청과 연계해 농업 날씨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병해충 정보를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국가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이 소개됐다. 조만간 퇴사하고 창농에 나설 계획인 원혜민 씨(39)는 “스마트팜 동향과 농업의 미래 모델을 알아보려고 에이팜쇼에 왔다”며 “농업을 위한 날씨나 토질 정보를 이렇게 손쉽게 알 수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부스에서는 청년 창농인을 위한 교육·지원 사업,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팜 정보 제공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들으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특히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를 졸업한 청년 농부들이 부스에서 상품을 홍보하고 직접 판매했다. 조성훈 축령농원 대표(27)는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농업의 기초를 익혔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 우리 상품이 하나로마트에 최근 입점돼 올해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경북 귀농귀촌연합회 회장단 9명이 모여 귀농인 확대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예천군 귀농귀촌연합회 김채윤 회장은 “귀농·귀촌을 더욱 활발하게 하려면 장려금 지급 대상을 넓히는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모의 기부로 ‘고향사랑기부제’ 체험
고향에 기부금 내볼까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에서 한관람객이 고향사랑기부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고향사랑기부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거주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10만 원까지 세액공제(초과분은 16.5%)를 해주고, 기부액의 최대 30%에 상응하는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2층에 위치한 제2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10만 원’이라고 적힌 모의 티켓을 원하는 지자체 기부함에 넣고, 허브 씨앗이 담긴 연필을 답례품으로 받아 갔다. 이날 총 281명이 모의 기부를 체험했다. 울산에 티켓을 기부한 차석휘 씨(24)는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직접 체험도 해보니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며 “이 제도 시행을 계기로 열악한 지방 재정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고향사랑특별관 내 별도 부스를 운영하며 사과, 홍삼, 치즈 등 다양한 답례품을 소개하고 설문조사도 벌였다. 전북도청 관계자는 “기부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산품을 선정하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할 예정”이라며 “에이팜 부스가 제도 시행 전 시민들의 반응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제2전시장에는 에이팜 마켓도 마련됐다. 추석을 앞두고 꿀, 사과 등 전국 지자체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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