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신혼집 트렌드로 읽는 요즘 신혼부부가 사는 법

동아일보

입력 2022-08-12 03:00 수정 2022-08-12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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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위축됐던 웨딩 수요가 엔데믹 선언을 시작으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첫 결혼이 이루어지는 해로, 팬데믹이 촉발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의 변화가 신혼집에도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이후 신인류를 의미하는 ‘호모 코로나쿠스’는 코로나19와 라틴어에서 동물을 의미하는 접미사 ‘쿠스(cus)’가 합쳐진 신조어다. 재택근무 등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호모 코로나쿠스’의 습성과 ‘나다움’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더해지며 신혼 생활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변화한 생활방식의 근간이 되는 이들의 신혼집 트렌드 키워드는 ‘전월세, 탈서울, 실속파, 맞춤형’으로 요약된다.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며 전월세로 신혼집을 마련하거나, 10∼20평대의 작은 평수의 신혼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 서울을 벗어나 교외를 선택하거나, 일회성 이벤트인 결혼식보다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 과감히 투자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잦은 이사 대비 유연해진 신혼집 인테리어,
맞춤형 생활가전 인기

집값 급등으로 인해 자가 대신 전월세를 택하는 신혼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올 2월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혼집 중 전세가 절반에 가까운 49.1%를 차지하며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여기에 월세(5.8%), 반전세(4.4%)를 더하면 59.3%가 자가가 아닌 집에서 신혼을 시작하는 셈이다. 특히 최근에는 연일 치솟는 금리에 월세 거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하는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기준치인 100을 초과, 103.6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19년 6월부터 매월 상승해온 수치로,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월세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경제 상황 속에 신혼부부들은 무리하게 주택을 구매하기보다 현재 거주하는 공간을 잘 활용하고 이사나 출산과 같은 변동 가능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혼 살림부터 이사를 염두해 공간을 꾸미고, 이사 후 가전제품이 추가되거나 배치가 달라져도 인테리어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맞춤형으로 출시된 가전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 칸을 추가해도 이질감 없이 조화로운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변화하는 공간에 맞추어 자유롭게 조합 및 배치가 가능한 공기청정기, 세탁기와 건조기 등이 신혼부부에게 인기 있는 이유다.
‘서울 아니면 어때…’
탈서울 발상 전환으로 자유로운 주거형태 만끽

서울에서 벗어나 교외로 눈을 돌린 신혼부부도 늘어났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의하면 21년 5월부터 22년 4월 사이 서울을 벗어난 인구는 약 5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서울 인구 2명 중 1명은 2030세대’라는 서울시 ‘2021 서울 서베이’ 조사통계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탈서울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높은 집값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 결과, 올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5041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6.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1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사는 삶은 평균적인 아파트가 아닌 보다 자유로운 주거 형태를 택하는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재택근무의 비중이 높은 부부의 경우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주택을 선택함으로써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평수의 주거공간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부부의 취미생활을 위한 공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워라밸, 취미활동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신혼부부는 로봇청소기, 휴대용 빔 프로젝터를 활용하는 등 보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생활과 자유시간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긴다.
작아도 가능성 무한한 협소주택,
공간 활용성에 주목하는 ‘실속파’ 가 대세

서울 종로구의 한 협소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커플인 최민욱, 정아영 씨는 도심에 거주하면서도 주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신혼집으로 협소주택을 건축했다. 이들의 신혼집은 16㎡(5평) 남짓한 공간에 4개의 층을 쌓아 올려 공간을 확보한 형태로, 각 층을 15평 같은 5평으로 만들고 싶었던 만큼 공간 활용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부부처럼 자투리 땅을 활용하여 지어진 ‘협소주택’이 최근 인기다. 상대적으로 작은 평수의 집을 선택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효율성을 높이고, 각 공간을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재탄생시키는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비단 협소주택을 신혼집으로 선택하지 않더라도 신혼부부에게 공간 활용성은 뗄 수 없는 문제다. 올해 7월 초 기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전용 40㎡ 면적의 서울 초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상반기 13%에서 올해 상반기 15%로 2% 증가했다. 높아진 집값을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비교적 부담이 적은 소형아파트 위주로 전월세 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신혼부부들은 효율적인 공간 배치를 위해 각 가전의 분리와 결합이 자유롭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에어컨의 경우 스탠드나 벽걸이 대신 천장에 설치하는 시스템에어컨을, TV는 좁은 벽에도 설치가 가능한 제품을 선호한다.
늦깎이 결혼 및 재혼의 증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취향 가전 구입

신혼부부의 모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변화를 지속하는 요인이다. 22년 3월 기준 통계청 인구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남자와 여자 모두 평균 초혼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는 늦깎이 결혼(만혼)이 증가하고 있으며, 외국인과 혼인하는 기준도 2021년 6.1%에 달한다.

또한 2020년 결혼한 신혼부부 5쌍 중 1쌍은 재혼으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자유로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삶의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잖아요?”라고 반문하는 이들은 천편일률적인 신혼집이 아닌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춘 신혼 라이프를 원한다.

성대한 결혼식으로 대표되는 세리머니 대신 부부의 취향을 담은 고급 가전이나 가구를 구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각자 좋아하는 와인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삼성 비스포크 와인 냉장고와 같은 취향 가전이 신혼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부부 각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신혼집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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