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무더기 발행 나선 은행권…대출금리 오르나

뉴스1

입력 2022-08-03 10:38 수정 2022-08-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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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주택 담보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2022.7.25/뉴스1 ⓒ News1

은행권의 7월 은행채 순발행액이 전월 대비 4배 늘어난 7조8000여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유동성 규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7월부터 정상화됨에 따라 서둘러 채권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면 금리 역시 높아지는 만큼, 향후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은행채 순발행액은 7조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발행액이란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차감한 수치다. 통상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채권을 발행하는 ‘차환’ 방식을 택한다. 순발행액이 클수록 차환 외에 추가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을 다량으로 찍었다는 의미가 된다.

7월 은행채 순발행액은 올해 들어 최대다. 1월 2조7800억원에서 2월엔 9400억원으로 줄더니 3월엔 6조3650억원 순상환됐다. 만기 채권을 ‘차환’이 아닌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했다는 뜻이다. 5월엔 3조7040억원 순발행되면서 반등했다. 6월 순발행액 규모는 5월 대비 소폭 감소한 2조250억원으로 나타났다.

7월 들어 은행채 순발행액이 늘어난 배경으로 ‘LCR 규제 정상화’가 꼽힌다.

LCR이란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쉽게 말하면 은행이 보유해야 할 현금의 수준을 정해두는 규제다. 금융위기 같은 상황에서 ‘뱅크런’처럼 일시적으로 은행에서 뭉칫돈이 이탈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들은 통합(원화+외화) LCR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2020년 4월부터 은행권 통합 LCR 규제비율을 100%에서 85%로 낮췄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라는 취지에서다.

당국의 정상화 계획에 따라 은행들은 7월부터 오는 9월까진 통합 LCR을 90%, 10~12월은 92.5%까지 높여야 한다. 내년 7월부터는 규제 수준인 100%를 맞춰야 한다.

정기예금이 많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4%대에 진입하면서 은행으로 다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은 중도해지 가능성이 높아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은행채의 경우 한 번 발행해 놓으면 만기까지 갚지 않아도 되는 만큼, 안정성 측면에선 정기예금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다.

은행채 발행량이 늘며 대출금리 상승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통 은행들은 은행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등으로 대출을 판매한다.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조달비용, 즉 원가가 늘어나는 만큼 대출금리 상승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발행으로 조달비용이 늘어 대출금리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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