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물가 쓰나미 한복판…‘점진적’ 금리인상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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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8-02 11:40 수정 2022-08-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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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8.1 뉴스1

우리나라가 고(高)물가의 거대한 쓰나미, 그 한복판에 섰다. 7월 물가상승률은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6.3%로 치솟았다. 고유가, 소비회복 등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대내외적 요인이 동시에 우리나라를 덮친 탓이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한국은행은 물가 고점 시기로 9월말에서 10월초를 꼽고 있다. 물가 경로가 이러한 전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올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를 넘은 것도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이다.

7월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린 주요 원인으로는 외식과 가공식품이 꼽혔다. 외식(8.4%)은 1992년 10월 이후, 가공식품(8.2%)은 2011년 12월 이후 각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장마와 폭염까지 겹쳐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더 밀어 올렸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물가상승률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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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의 당시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 속도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완만해졌으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올해 3월 4.1% → 4월 4.8% → 5월 5.4% → 6월 6.0% → 7월 6.3%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선 물가 상승의 주범인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다소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소비 회복이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이날 내놓은 ‘최근 물가 상황’ 자료를 통해 “국제유가의 경우 주요 산유국의 증산이 더딘 가운데 동절기가 다가올수록 러시아와 유럽 간 갈등 고조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외식, 여행·숙박 등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은은 물가가 고점을 찍을 시기로 9월말에서 10월초를 예상하고 있다. 적어도 9월까지는 6% 이상의 물가상승률이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7월에 생각하는 물가상승의 경로는 해외 요인의 큰 변동이 없다면 6%를 좀 넘어서 2~3개월 지속된 후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현재로선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저희가 예상하는 기조대로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마 유가 수준이 될 것 같다”며 “10월 이후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다면 저희의 예상한 것 이상으로 물가가 오르고, 그렇다면 정책 기조가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이 계속 이어질 경우 추가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의원 질의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했던 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 정책의 폭과 크기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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