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지나영의 마음처방]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입력 2022-08-02 03:00:00 수정 2022-08-02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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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정장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한데 사실 그런 진단명은 없다. ‘장애’라 할 정도로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리라. 우리 일상은 선택의 연속이다. 점심 메뉴 같은 사소한 것부터 결혼 상대처럼 중요한 결정까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걸까?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첫 번째 이유는 스스로 좋은 결정을 내리리란 신뢰 부족이다. 잘못된 결정을 내려서 실패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한데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법이다. 나는 한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지원해 불합격했다. 그 길로 미국으로 건너와 많은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또 심한 질환을 겪으며 의사라는 직업을 1년 가까이 쉬어야 했다. 그 힘든 시간 동안 책을 집필하기 시작해 작가가 되었다. 실로 실패가 나에게 새로운 문을 열어준 것이다. 이렇게 인생은 5지선다처럼 정답 하나에 나머지는 오답인 게 아니다. 모든 상황에는 장단점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의 욕심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바로 기회비용이다. 한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선택이 어려워진다.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짬짜면을 시키듯 둘 다 갖고 싶은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수익이 낮고, 수익이 높은 일은 내가 싫어하는 일이라면, 수익과 재미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한데 둘 다 누리고 싶은 욕심이 결정을 방해한다. 선택도 중요하지만 포기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결정장애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스텝 처방’을 숙지해 연습하자. ①모든 결정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②눈을 감고 내 마음이 흐르는 대로 결정한다. (어차피 정답은 없으니) ③일단 결정을 내렸으면 장점에 집중한다!

모든 결정에는 장단점이 있다. 진심을 따라 결정한 후 장점에 집중하면 모든 결정이 좋은 결정이 된다. 반면 결정한 뒤 단점에 더 집중하면 모든 결정이 잘못된 결정이 된다. 이 3스텝 처방을 실천하면 좀 더 용기를 갖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장점만 보려 하는데도 아무래도 잘못 결정한 것 같다고? 그때는 결정을 바꾸면 된다. 어떤 결정도 최종 결론은 아니다. 잘못된 결혼에는 이혼, 안 맞는 직장이면 이직이라는 선택이 있다. 혹, 선택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심호흡을 하고 이전에 살펴본 뜨거운 감자요법의 ‘I can handle it’을 되뇌자. 세상에 못 다룰 일이란 없다. 그런 뒤 다음 결정으로 넘어가 다시 3스텝을 거치자.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정장애란 단어와 멀어진 자신과 만날 것이다.



※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를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와 명상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13만 5000명이다. 에세이 ‘마음이 흐르는 대로’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나영 교수의 ‘내가 결정장애가 있는 2 가지 결정적인 이유: 자신에 대한 OO부족과 OO.’(https://youtu.be/CtLlLxbHoHc)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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