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 기술, 인력난 해운업계 미래 대안”

김재형 기자

입력 2022-07-26 03:00 수정 2022-07-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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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항 전문가 요한슨 이사
4월 HD현대 계열사 아비커스 합류
“경제적 효용성 커 수요 많을 것… 위험 대상물 데이터 확보가 경쟁력”



“해양 사고 10건 중 8건 이상은 인간의 실수로 발생한다.”

칼 요한슨 아비커스 기술영업·신사업 담당 이사(사진)에게 자율운항 기술은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책임질 든든한 ‘제2의 선장’이다. 이 기술은 일할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돼 가는 해운업계에서 구세주 같은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요한슨 이사는 자율운항 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유럽의 선박 기술 업체인 콩스베르그와 롤스로이스에서 선박 지능, 기술 제어 응용 프로그램 등을 담당하다가 올해 4월 HD현대(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자율운항 전문 계열사 ‘아비커스’에 합류했다. 그는 원격조종 예인선 개발 프로젝트(SISU)에도 참여한 자율운항 전문가다.

자율운항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최근 노르웨이로 떠난 그는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아비커스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노르웨이에서 유럽 자율운항 시장 및 경쟁사, 고객 니즈 분석 등의 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선박에 이어 얼마 전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기술 시연에도 성공한 아비커스의 상용화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요한슨 이사는 자율운항 기술의 경제적 효용성이 커 해운업계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체 선박 운영사의 비용 중 인건비가 40%를 넘는 경우가 많은데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절반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단거리 해상 운송 비용이 많은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서 자율운항과 원격 제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은 자동차처럼 사고 발생 빈도가 높진 않지만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자율운항 기술을 마련하기 위해선 ‘상황 인지’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사물 탐지 및 분류라고 부르는 기술로 흔히 말해 수면 위 사물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요한슨 이사는 “변수가 많은 바다 위에서는 정확하게 위험 대상물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결국 그런 대상물들에 대한 학습 정보 즉,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운항 기술이 고도화하면 언젠가 선박이 이동 수단을 뛰어넘어 또 다른 가치 실현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자율운항 기술은 레저보트가 말 그대로 ‘레저’(즐거움)가 되게 하고, 크루즈 선박이 그 자체로 휴양지가 되게 하는 것”이라며 “아비커스와 현대중공업그룹은 관련 데이터와 시장 네트워크를 탄탄히 쌓아 나가 자율운항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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