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발목 잡는 규제 과감히 푼다…재정준칙 법제화로 긴축재정 시동

뉴시스

입력 2022-07-11 17:35:00 수정 2022-07-11 17: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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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경영활동을 위축시키는 경제형벌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민간 주도 성장’ 기조에 맞게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보장해주겠다는 취지다.

오는 9월에는 단순하면서도 엄격한 재정준칙을 발표한다. 지난 5년간 지속됐던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를 긴축 재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 조정도 실시한다. 아울러 글로벌 기준에 맞는 법인세, 부동산세 등 세제 개편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처 업무 현황과 향후 정책 과제 등을 보고했다.

◆기업 경영활동 보장…CEO에 집중된 ‘경제형벌’ 손질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범부처 TF를 신설하고 경영자의 형사처벌 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한다.

기업이 경제 관련 법령을 위반했을 때 경영자에게 징역·벌금 등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대신에 시정조치·과태료 등 행정제재를 적용하거나 형량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지난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 법령상 형벌이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도록 행정제재로 전환, 형량 합리화 등을 추진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정거래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거래법과 관련해 정부는 사익 편취 규제 적용과 예외적인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심사 지침을 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안전 의무를 위반해 인명 피해가 났을 경우 기업과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법도 손질한다. 경영 책임자의 의무를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 활동에 영향이 큰 핵심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국민 안전과 건강을 침해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민간전문가가 공동 팀장을 맡는 민관 합동 TF를 이달 중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높은 체감도, 신속 추진, 윈윈(Win-Win)형 개선, 강력한 추진체계 구축 등 4가지 기본원칙 아래 체계적인 규제혁신 전략을 수립하는 게 골자다.

또 ▲현장 애로 ▲환경▲ 보건·의료 ▲신산업 ▲입지규제 ▲인증제도 ▲그림자규제 등 작업반을 운영해 과제별 개선안 마련, 추진 계획 수립,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작업반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대해 적정 또는 부적정 판정을 내리는 ‘경제규제심판부’도 구성된다.


◆재정준칙 도입 등 ‘긴축 재정’ 전환…신속예타절차 도입

지난 5년간 확장적으로 운영돼왔던 재정 기조는 ‘긴축 재정’으로 전환된다. 지난 정부에서 나랏빚이 400조원 이상 늘어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이 크게 악화되자 재정 지출 증가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내로 개선하고 2027년 국가채무비율을 50% 중반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도별 구체적인 국가채무수지 등 관리 목표는 다음 달 말 발표되는 ‘2022~2026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할 방침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국가채무는 660조2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967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문 정부가 마지막으로 예산을 편성한 올해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1075조 7000억원까지 불어나 사상 처음 1000조를 돌파하게 된다. 지난 정부 5년간 국가채무가 415조5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9월 재정준칙을 발표해 입법화를 추진한다.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3% 이하로 관리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경우 수지 한도를 더 축소하는 방식이다. 경제위기 등 준칙적용 예외사유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에는 민관 합동TF, 공청회 등을 거쳐 ‘재정비전 2050’도 수립한다.

예비타당성제도(예타)도 재정비한다. 예타가 면제된 사업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예타 운영의 신속성과 유연성도 높인다.

긴급한 정책 수요 대응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조사 기간을 현행 9개월(철도 12개월)에서 6개월(철도 9개월)로 단축하는 신속 예타 절차도 도입한다. 사회간접자본(SOC) 및 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도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기재부는 전문가 간담회·토론회 및 부처·지자체 회의 등 예타제도 개편 관련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8월 말까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역대급’ 지출조정 예고…법인세·부동산세 정비 추진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앞서 강도 높은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일자리안정자금 등 지출을 정비하고 ‘재정 일자리’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출 구조조정은 각 부처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등 부처 책임을 강화할 예정이다.

방 차관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9월2일 (국회) 제출을 목표로 예산안 편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지출 구조조정으로 절감된 재원은 2024년까지 최대 100만원이 지급되는 부모급여, 2025년 병사 월급 200만원으로 인상 추진, 청년 원가 주택 등 윤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활용된다. 고물가 등으로 고통 받는 취약 계층 등 사회안전망 강화에도 힘쓴다. 내년도 예산과 관련한 구체적인 윤곽은 8월 말 드러날 전망이다.

법인세, 부동산세 등 세제도 대수술을 예고했다. 우선 정부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높인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2%로 인하한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지 14년 만에 다시 법인세 감면을 추진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근로·자녀장려금 재산요건을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완화하고 최대 지급액을 10% 인상한다. 집값 급등 이후 징벌적 과세가 가해졌던 부동산세 부담도 2020년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방 차관은 “올해 세제개편은 민간의 경제 활력 제고와 민생 안정, 국민의 삶의 질 제고에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며 “조세인프라 확충을 통한 재정의 지속가능성 기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세제개편안은 오는 21일 발표한다.

정부는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외국환거래법령(외환법)도 손질할 계획이다. 경제 환경 변화를 고려해 외환법 목적을 재설정하고 복잡한 법령체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금융기관과 핀테크사의 외환업무 범위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외환시장 해외기관 직접 참여를 허용하고 거래시간 연장 등을 담은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3분기 중 발표하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함께 추진해 외국인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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