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정부… 재정적자, GDP 대비 3%이내 관리

세종=박희창 기자 , 세종=최혜령 기자 , 조유라 기자

입력 2022-07-08 03:00:00 수정 2022-07-08 05: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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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전략회의]
재정기조 ‘확장’서 ‘건전’으로 전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열린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성역 없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으로 국민들의 혈세가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절약한 재원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전략의 핵심은 문 꼭 필요한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앞으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묶기로 했다. 국가채무 비율도 2027년까지 50%대 중반을 넘지 않도록 한다. ‘확장’에서 ‘건전’으로 재정운용 기조가 바뀌는 것이다.

정부는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첫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재정운용 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만 투입하면 저절로 경제가 성장하고 민생이 나아질 것이라는 그런 재정만능주의 환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며 “당면한 민생 현안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부터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내년 예산을 짤 때부터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재정적자 비율 3% 이하’는 2020년 정부가 내놨던 재정준칙을 개편해 법으로 못 박는다. 관리재정수지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하고 정부의 한 해 수입에서 지출을 뺀 것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증가 속도를 늦춰 5년 뒤 50%대 중반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2월 현재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2%, 국가채무 비율은 50.1%다.

이날 회의에선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칭)를 신설하는 방안도 통과됐다. 이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대학과 전문대 등에 지원되는 고등교육 예산이 최소 3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특별회계에 현재 유초중고교 지원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전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교육세의 일부만 빼서 쓰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국세 연동분은 계속 유초중고교에만 사용할 수 있어 대학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상근고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등 민간 전문가들도 참석했다.

정부 “재정적자 40조~45조 감축”… 공무원 정원-공공 일자리 손본다



“재정적자, GDP대비 3%이내 관리”

지난 5년간 국가채무 415조 늘어

재정이 국가신인도 위험요인 돼 건전성 확보위해 강력한 구조조정”

내년 예산안부터 건전재정 적용, 재정준칙은 법률로 구속력 강화

공무원 월급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 84만개 노인일자리, 시장형 개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전략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에서 전례 없이 빠르게 늘어난 국가부채와 정부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7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위기 때마다 우리나라 재정은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제는 그 탄탄했던 재정이 국가 신인도에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받을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국가채무가 415조5000억 원 불어나면서 국제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 재정적자 40조∼45조 원 줄이기로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복잡하고 느슨한 재정준칙을 강화해 단순하면서도 엄격하게 개편하기로 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2% 수준인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3.0% 이내로 대폭 개선한다. 관리재정수지는 세금 등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준다.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현재 110조 원까지 불어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40조∼45조 원 줄여야 한다.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50.1%인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27년 50%대 중반을 목표로 관리한다. 증가 폭을 5∼6%포인트 수준으로 묶겠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간 36.0%에서 50.1%로 늘어난 국가채무비율 증가 폭(14.1%포인트)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코로나 대응 지출 등을 줄이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40조 원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국가채무비율 50%대 중반을 달성하려면 이보다 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9월 국회에 제출할 내년도 예산안부터 건전재정 기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 정부에서 매년 평균 9.0%였던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크게 낮춰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6.6%, 박근혜 정부는 4.3%였다. 또 정부는 재정준칙의 법적 근거를 시행령보다 한 단계 높은 법률에 명시해 구속력을 높이기로 했다.
○ 의무지출·재정 일자리사업도 수술대
정부는 건전재정 확보를 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통상적으로 하던 지출 구조조정보다 상당 폭으로 높은 수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의무지출이나 경직성 지출에 대해서도 다시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공적 연금, 보육료, 공무원 월급 등 법에 따라 반드시 써야 하는 의무지출에서도 줄일 곳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도 구조조정 수순을 밟는다. 올해 84만5000개로 확대된 노인 일자리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지향형으로 개편하고, 그 외의 직접 일자리는 축소할 계획이다.

내년 공무원 정원과 월급도 동결하거나 최소한으로만 늘리기로 했다. 최 차관은 “경제가 어려울 때 고통 분담, 솔선수범의 전제하에서 공무원 보수는 정원과 함께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컨벤션 시설이나 홍보관, 골프·콘도 회원권 등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해 재정부담을 덜기로 했다.
○ 첫 ‘정부 밖’ 국가재정전략회의
2004년부터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정부 시설 밖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총 18번의 회의 중 11번이 청와대에서 열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에 충북대를 택한 데는 지방 발전, 지역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례적으로 경영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참석해 ‘성장동력의 재가동’ ‘인재양성과 문화융성’ 등을 주제로 함께 토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간의 고민들을 정부가 잘 받아 안고 그 안에서 국가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입해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지 토론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모셨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자신의 개인 회사에 200억 원대 일감을 몰아줘 논란이 일었던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를 참석시킨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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