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 끝 고국 품으로…환수 문화재 40여 점 한자리에[청계천 옆 사진관]
김동주 기자
입력 2022-07-06 16:11 수정 2022-07-06 16:25
전시중인 ‘덕혜옹주 당의와 스란치마’를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들이 조선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갑옷으로 추정되는 ‘면피갑’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왼쪽은 복제품이다.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등 환수문화재 40여점이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을 통해 공개됩니다. 열성어필(列聖御筆)표지
열성어필(列聖御筆)내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와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과 ‘백자동채통형병’ 등 3점은 처음 공개됩니다. 언론에만 한차례 공개되었던 ‘독서당계회도’, ‘면피갑’, ‘문인석’등 6건의 유물도 처음으로 일반관람객에게 공개됩니다.나전매조죽문상자(螺鈿梅鳥竹文箱子)
‘나전 매화, 새, 대나무무늬상자’는 흑칠 바탕에 나전으로 무늬를 장식한 정방형의 상자로 뚜껑을 하단까지 덮어씌우는 고리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국내에 현전하는 수량이 많지 않은 나전상자로 무늬의 표현과 자개의 제작수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도 양호하여 국내에서 전시, 연구 등의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 개인 소장자에게 직접 구입하였습니다.백자 동채 통형병(白磁 銅彩 筒形甁)
‘백자동채통형병’은 원통형 백자의 표면을 구리 안료로 칠하여 장식한 도자기입니다. 조선 후기에 사용된 백자 기형중 하나이며 구리 안료를 칠한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바닥면에 붙어 있는 종이를 통해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스탠리 스미스(Stanley Smith,1876-1954)가 소장했던 것으로 우리 문화재가 국외로 반출된 경위의 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가 있습니다.문인석(文人石)
조선시대 사대부묘에 세워져 있던 것으로 보이는 ‘문인석(文人石)’은 재질과 신체 비례, 양식적 특징 등이 유사하여 같은 무덤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 시대 문인석 대부분이 입을 다문 엄숙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한쪽이 입을 벌린 채 쌍을 이루고 있습니다. 독일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에 소장 되어 있던 것으로 박물관 측이 불법 반출된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반환을 결정하였습니다.길이 101cm, 어깨전장 99cm
길이 101cm, 어깨전장 99cm
조선시대 후기 보병들이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면피갑’은 면 안쪽에 가죽을 겹쳐 만든 갑찰을 이어 붙여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갑옷 안쪽에는 착용자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묵서가 남아있습니다. 조선시대 보병들이 입었을 엄청난 수량에 비해 국내외에 소장되어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은 유물입니다.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의 소장 경위는 확인되지 않으나 20세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선교사가 수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7년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전수 조사과정에서 이 면피갑을 확인하였고 보존처리 등의 지원 방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인정한 수도원 측이 갑옷을 기증하면서 우리나라로 반환 되었습니다. 이번엔 면피갑의 안과 밖을 모두 보여 주기위해 복제품도 함께 전시됩니다.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은 7월7일부터 9월25일까지이며 관람은 무료입니다.
사진·글=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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