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선 “제가 쌍용차 회장 취업”… 구조조정엔 선그어

인천=김재형 기자

입력 2022-07-06 03:00 수정 2022-07-0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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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 참석
내년 하반기 중형 전기 SUV 출시
BYD와 협업, 유럽엔 전기차 진출
중남미-중동은 가솔린차로 공략


5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선목래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과 정용원 관리인, 곽재선 KG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쌍용차 인수자로 선정된 KG그룹의 수장이 행사에 직접 참석하면서 업계에서는 매각 협상 및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인천=뉴시스

“제가 (인수하는 게 아니라) 쌍용자동차 회장으로 취업하는 것입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향후 쌍용차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선을 그으며 내놓은 말이었다. 곽 회장은 “사명감을 뛰어넘는 소명감을 느낀다”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주방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차가 5일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개최한 ‘토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였다. 사전계약이 4일 기준 3만 대를 넘어선 토레스는 이날 정식 출시됐다. 행사에는 곽 회장,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경영 정상화의 관건으로 꼽히는 토레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쇼케이스는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자로 선정된 후 곽 회장이 처음 공식석상에 나선 자리였다. 행사 초반 단상에 오른 곽 회장은 “많은 행사에 참석했지만, 오늘처럼 가슴 설레고 뜨거운 날도 없었다”며 “아마 제 인생 마지막으로 어려움을 겪는 그런 경영자의 시간을 쌍용차에서 보낼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곽 회장은 기업의 세 가지 존재 이유로 좋은 제품, 직원 행복, 투자자 신뢰에 보답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쌍용차는 존재 이유를 시장에 입증하는 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세 가지가 삼발이처럼 무너지지 않게 잘 운영하겠다”고 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 KG에너켐, 철강사인 KG스틸 등 KG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쌍용차 매각 및 회생 절차를 이끌고 있는 정용원 관리인은 남은 회생 절차와 경영 정상화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관리인은 “토레스는 고객이 쌍용차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 내놓은 첫 번째 모델”이라며 “내년 하반기(7∼12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4년 KR10(코란도 후속 모델)과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으며 SUV 명가의 자리를 되찾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판매 전략도 공개됐다. 쌍용차는 중국 BYD와의 협업으로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해 국내와 유럽에서는 전기차를 위주로 판매할 방침이다. 동시에 중남미와 중동은 가솔린 엔진차를 기반으로 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박성진 쌍용차 상품개발본부장은 “토레스(가솔린 모델)만 해도 중남미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정했고 현재로선 유럽 출시 계획은 없다”며 “그 대신 내년에 나올 전기차(프로젝트명 ‘U100’)를 유럽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토레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 트림별로 2740만 원(T5), 3020만 원(T7)이다. 쌍용차는 하반기에 3만 대 이상을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해 현행 1교대인 근무체제를 다음 주부터 2교대로 전환한다.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의 홍보 지원에 나선 곽 회장이 이날 공개 행사에서 쌍용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치면서 10월 15일이 마감인 남은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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