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로 당뇨 이겨낸 후 등산까지…운동은 최고의 노후 대책”[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2-07-02 13:45:00 수정 2022-07-02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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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즐겁게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35년 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평생 관리했고,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당뇨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김경숙 갤러리 예당 대표(70)는 1987년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뒤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며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60세를 넘긴 뒤에는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까지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뒤늦게 아이를 가졌는데 쌍둥이였어요.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애들이 잘 커야 하니까요. 당뇨 판정 받고 바로 두부와 살코기, 오이 등을 먹으며 당을 떨어뜨렸고 걷기로 건강을 챙겼어요. 배속의 아이 때문에 심한 운동은 못했지만 의사가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을 강조해 일단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숙 대표(오른쪽)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라인댄스 강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임신성 당뇨로 평생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임신성 당뇨는 잘못 관리하면 태아 기형,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었다. 그 때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생활화했다. 덕분에 아이들도 건강하게 낳았고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처음엔 의사가 하라는 대로 다했어요. 보통 주사투약 치료까진 하지 않는데 주사도 맞았고 음식 조절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했죠. 하지만 한 때 일에 집중하느라 잠시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40대 중반에 당 수치가 다시 높아졌습니다.”

이화여대에서 섬유공예를 전공한 그는 1979년 갤러리를 만들어 각종 기획 전시를 했고 서울여대와 경원대(현 가천대), 상명대 등에서 강의도 했다. 이렇다보니 외식이 잦아지면서 음식 조절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는 “아이들도 키워야 했고 일하다보니 관리한다고 했지만 좀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다시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으며 관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음식은 잘 조절했지만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경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신촌의 한 홀에서 즐겁게 라인댄스를 추고 있다. 35년 전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은 그는 철저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평생 관리했고, 60세를 지나서는 라인댄스와 줌바댄스, 헬스를 즐기며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는 7년이 좀 넘었다. 60세를 넘기면서 대학 강의를 그만두고 갤러리 운영에만 집중하면서 다양한 운동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와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라인댄스와 줌바, 헬스를 하고 있다. 라인댄스는 주 3회, 줌바와 헬스는 주 2회씩 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추는 라인댄스는 음악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좋은 유산소 운동이다. 줌바는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인데 큰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이 많다.

“댄스는 리듬에 맞춰 동작을 잘 따라가야 하는데 젊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열심히 했어요. 땀이 엄청 많이 나고, 춤을 추고 나면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돼요. 라인댄스는 1시간씩 하루 2번 하기도 했죠.”

헬스클럽에서는 주로 걷거나 고정식 자전거를 타는데 매일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레그프레스를 200회 이상 한다. 허리 돌리기도 많이 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 허리가 둔해진다. 허리가 유연해야 활동하기 편하다. 그래서 앉아서, 서서 허리 돌리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숙 대표가 2019년 획득한 라인댄스 지도자 2급 자격증. 김경숙 대표 제공.
김 대표는 구청마다 체육시설을 잘 해놨다며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시설도 좋고 깨끗해요. 거의 모든 운동을 다 즐길 수 있어요. 또 구청에서 65세 이상은 50% 싸게 해줘요. 뭐 별것은 아니지만 대접 받는 것 같아 기분도 좋아요. 이렇게 스포츠센터에서 젊은이고 노인이고 운동을 하게 한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라인댄스에 빠져 2019년 2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조만간 1급 지도자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렇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생활에서도 움직임이 기본이다. 일명 ‘BMW(버스, 지하철, 걷기)족’으로 이동 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강아지와 산책도 하는 등 하루 1만보 이상 걷기도 한다.

김경숙 대표가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을 오르다 포즈를 취했다. 김경숙 대표 제공.
몸이 건강해지니 욕심도 생겼다.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한라산 등반에 도전한 것이다. 해발 1950m로 국내 최고 높은 산이라 주위에서 걱정했지만 성판악 코스로 12시간 만에 백록담까지 올라갔다 왔다. 그는 “중간에 어지러움 증세도 보이고 힘들었지만 딸하고 쉬엄쉬엄 다녀왔다. 한라산에 올랐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다 놀라워했다”고 했다. “이젠 매년 한번씩 한라산에 오르며 내 체력을 테스트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라산뿐만이 아니라 지리산, 설악산 등도 오르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현재 혈당, 당화혈색소 등 수치가 좋으며, 당뇨관련 합병증도 없는 건강한 상태다.

자신을 낳으면서 평생 당뇨로 고생한 어머니를 지켜보던 첫째 딸 오세정 씨(34)는 당뇨 환자들도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등 대체식품을 만드는 ‘설탕없는과자공장(설공)’을 2016년 창업했다. 요즘 김 대표는 딸이 만든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단백인 ‘산소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당뇨 판정 이후엔 평소 좋아하던 간식을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딸 덕분에 6년 전부터는 빵과 과자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당뇨 판정 이후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았어요. 먹더라도 당분 적은 음식을 골라먹어야 했죠.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잡곡밥이나 복합탄수화물 위주로 먹었어요. 쌀밥, 일반 빵은 안 먹었습니다. 요즘은 딸 덕분에 가끔 간식도 즐깁니다.”

김경숙 대표(오른쪽)가 6월 12일 70세 생일을 맞아 첫째 딸 오세정 대표와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포즈를 취했다. 김경숙 대표 제공.
설공의 오세정 대표는 대학졸업 후 2011년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패션 쪽에서 일하다 외식사업부로 옮겼다. 평소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외국계 주류 수입사를 거쳐 창업을 하게 됐다. 당뇨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해외 출장 때 무설탕 간식을 많이 사오다 이런 제품을 국내에선 찾아볼 수 없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오 대표는 유명한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고 제빵학교까지 다니며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무설탕 베이커리 스토어를 낸 것이다. 오 대표는 “처음에는 설탕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당만 연구를 했는데 결국에는 당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을 줄여야 돼서 지금은 아예 쌀이나 밀 대신에 콩과 견과류의 식이섬유 이런 걸 넣어서 과자와 빵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몬드 가루로 만드는 빵과 과자도 맛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당뇨인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먹은 만큼 에너지를 태워 없애야 혈당조절이 가능하죠. 매일 하는 라인댄스와 줌바가 제 인생의 큰 기쁨입니다. 춤추며 움직일 때가 가장 행복해요. 당뇨는 고치는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운동은 아주 좋은 친구입니다.”

김 대표는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탄탄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자체가 큰 기쁨이다. 요즘 운동이 최고의 노후대책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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