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물가-고금리에 민간기업 옥죄기…“가격인상 요인 흡수해달라”

세종=박희창 기자 , 이건혁 기자 ,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6-30 16:31:00 수정 2022-06-30 16:40:57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치솟는 물가와 금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연일 민간 기업을 겨냥해 ‘가격 통제’ 메시지를 내놓으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데 이어 30일 또 한 번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에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고물가, 고금리를 해결할 마땅한 카드가 없는 당국이 기업을 옥죄는 ‘신관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호 “기업들, 가격 인상 요인 흡수해달라”

추경호(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06.30. 뉴시스
추 부총리는 30일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제161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고 말했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그는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저력이 있는 만큼 국민,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이겨나가자”고 강조했다.

조만간 6%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물가를 자극할 요인들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6월 28일에도 추 부총리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분위기에 편승한 경쟁적인 가격, 임금의 연쇄 인상이 물가 상승 악순환을 초래해 경제와 사회 전체의 어려움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달라”고 했다.

이날 조찬회의 한 참석자는 “추 부총리가 ‘기업인 여러분이 현장에서 더 많이 느끼고 있으실 것’이라면서 정부 역시 최근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공감을 얻으려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대기업의 임금 인상 자제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참석자는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임금과 관련된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복현 “대출 금리 합리적인지 살펴 달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보험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 금감원장 역시 이날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간담회를 열고 “최근 물가 상승 등은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인 만큼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서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채무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 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피고,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 인하 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선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과도한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을 비판한데 이어 보험사를 대상으로도 사실상 대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요 보험사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6%를 넘어서는 등 대출 금리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 원장은 또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특히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재무 건전성 규제를 지키지 못하는 보험사를 겨냥해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리는 나뭇가지는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업계의 자율적인 자본 확충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