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섹시하게” 조현민 사장의 승부수

변종국 기자

입력 2022-06-29 03:00 수정 2022-06-2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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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변하듯 물류도 바뀌어야” 메타버스 가상 물류공간 열어
택배 외 글로벌 사업 늘려 도약, 3년간 1조1000억 투자 계획도


“물류를 더욱 섹시하게 만들겠습니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사장(사진)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물류는 어렵고 재미가 없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고객 성향에 맞는 서비스와 사업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다. 조 사장이 미디어 공개 행사에 선 것은 2018년 4월 ‘갑질 논란’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날 행사는 한진의 가상 물류 공간인 메타버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 오픈에 맞춰 열렸다. 조 사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사장)는 2025년까지 1조1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비전 2025’도 발표했다.
○ 물류와 디지털 융합에 집중
조 사장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바뀌고, 고객 성향도 바뀌는 만큼 물류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미래지향적 물류세계를 모티브로 구축됐다. 물류업계 최초의 가상공간으로 △미래형 풀필먼트 센터 △택배 터미널 △해상 운송·컨테이너 터미널 △항공·우주 운송 등 총 4개의 테마관을 갖췄다. 한진은 물류 인프라를 제공하는 육상운송, 하역, 해운, 택배 등의 기존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디지털 피버팅’을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택배와 물류를 소재로 만든 게임 ‘택배왕 아일랜드’처럼 기존 사업과 디지털 간 융합 사례를 더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디지털 경험이나 가치를 중시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한진은 독자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고, 소비 및 운송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신사업들과 접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성장 기반 다지고 글로벌 사업 확장
한진은 지난해 기준 약 14%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국내 2위 택배 사업자다. 연간 6% 이상의 성장률을 바탕으로 2020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2조6640억 원과 영업이익 1115억 원이 목표다. 노 사장은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 원과 영업이익 2000억 원을 동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노 사장은 “미래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2025년까지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면서 “사업 계획상 자금 조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진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면서 “물류 자동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글로벌 사업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기준 한진의 전체 매출 충 택배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55%였다. 글로벌 사업을 통한 매출은 10∼20% 수준이다. 경쟁사인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매출 비율이 40%가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노 사장이 한진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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