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높으면 자율주행 모드로…세계 최초 생체신호로 안전운행 돕는다
김재형기자
입력 2022-06-23 17:13 수정 2022-06-23 17:34
현대모비스, 운전자 생체신호 분석
통합 제어기 ‘스마트캐빈’ 개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내 상태에 꼭 맞는 운전환경이 만들어지고, 심지어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면…. 지금의 기술 개발 속도라면 조만간 그런 차를 갖게 될 지도 모른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의 자세와 심박, 뇌파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분석해 안전운행을 돕는 통합제어기 ‘스마트캐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여러 생체신호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전용 제어기를 개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캐빈은 ‘차량 내부 탑승객의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똑똑한 제어기’란 뜻이다.
현대모비스는 “안전기술의 관점을 차량 성능 개선이 아니라 탑승객 중심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말로 스마트캐빈을 요약했다.
아직 선행기술 개발 단계라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은 나오질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물론 미래의 잠재고객들도 큰 관심을 가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 내 탑승객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며 “향후 음주여부를 감지해 운행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강검진센터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캐빈은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4개의 센서와 이를 분석하는 통합제어기로 구성돼 있다. 센서는 스티어링휠(심전도)과 귀에 거는 이어셋(뇌파), 3차원(3D) 카메라, 공조장치 등에 부착돼 실시간으로 탑승객의 생체신호를 통합제어기로 전송한다. 통합제어기는 이를 토대로 운전자의 주의력과 건강상태 등을 판단해 공조장치 제어와 경보 알림 등으로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예를 들어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주행 모드를 자율주행(또는 주행보조기술)으로 전환할 것을 스피커 음성이나 클러스터 문자로 권유하는 식이다. 차량 내 공조 센서로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창문을 개방하거나 외부 순환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심정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응급실로 안내하는 기술로도 진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이 초기 성장단계인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헬스케어 신기술을 모빌리티에 접목할 길이 열렸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바이오공학이나 로봇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도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뇌파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을 개발해 공공버스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R&D 부문장(상무)은 “헬스케어 기능을 모빌리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소프트웨어와 이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생체신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멀미 예방, 스트레스 관리, 음주운전 차단 같은 다양한 기술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통합 제어기 ‘스마트캐빈’ 개발
생체제어기, 현대모비스 제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내 상태에 꼭 맞는 운전환경이 만들어지고, 심지어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면…. 지금의 기술 개발 속도라면 조만간 그런 차를 갖게 될 지도 모른다.
현대모비스는 운전자의 자세와 심박, 뇌파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분석해 안전운행을 돕는 통합제어기 ‘스마트캐빈’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에서 여러 생체신호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전용 제어기를 개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캐빈은 ‘차량 내부 탑승객의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똑똑한 제어기’란 뜻이다.
현대모비스는 “안전기술의 관점을 차량 성능 개선이 아니라 탑승객 중심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말로 스마트캐빈을 요약했다.
아직 선행기술 개발 단계라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은 나오질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물론 미래의 잠재고객들도 큰 관심을 가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 내 탑승객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최적의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며 “향후 음주여부를 감지해 운행을 원천 차단하는 것을 넘어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강검진센터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캐빈은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4개의 센서와 이를 분석하는 통합제어기로 구성돼 있다. 센서는 스티어링휠(심전도)과 귀에 거는 이어셋(뇌파), 3차원(3D) 카메라, 공조장치 등에 부착돼 실시간으로 탑승객의 생체신호를 통합제어기로 전송한다. 통합제어기는 이를 토대로 운전자의 주의력과 건강상태 등을 판단해 공조장치 제어와 경보 알림 등으로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준다.
예를 들어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주행 모드를 자율주행(또는 주행보조기술)으로 전환할 것을 스피커 음성이나 클러스터 문자로 권유하는 식이다. 차량 내 공조 센서로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창문을 개방하거나 외부 순환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심정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응급실로 안내하는 기술로도 진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이 초기 성장단계인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헬스케어 신기술을 모빌리티에 접목할 길이 열렸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자동차 부품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바이오공학이나 로봇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도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뇌파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을 개발해 공공버스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R&D 부문장(상무)은 “헬스케어 기능을 모빌리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소프트웨어와 이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현대모비스가 독자적으로 확보해온 생체신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멀미 예방, 스트레스 관리, 음주운전 차단 같은 다양한 기술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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