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하며 알았죠. 근육 키우면 성량도 풍부해진다는 걸”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2-06-10 03:00 수정 2022-06-10 14:31


변 씨는 대학 졸업하고 바로 결혼을 하는 바람에 성악 공부는 이어가지 못했지만 근육운동은 계속했다.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주부이면서도 1996년 서울 강남 그랜드백화점 스포츠센터가 개최한 헬스 체력왕 대회에 나가 2위로 입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 일이 바빠지면서 내조에 집중하느라 몇 년 동안 몸만들기를 등한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바로 탈이 났다.
“배가 나오고 살도 찌면서 늘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결국 54세쯤에 척추협착증 판정을 받았어요.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저려서 걷지를 못할 정도였죠. 의사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가급적 수술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 도수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많이 걸으면서 다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죠.”
과거 꾸준하게 운동을 해서인지 바로 몸이 좋아졌다. 변 씨는 “처음엔 허벅지와 허리 강화에 집중했다. 몸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운동을 몇 년 쉬었더니 허리와 허벅지 근육이 약해서 허리 협착증이 온 것이다”라고 했다. 그때부터 전문가의 PT(Personal Training)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는 않았었다. 한번 아프고 나서 운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변 씨는 “당시 갱년기도 왔었다. 남편은 잘나갔지만 난 그동안 뭐 했나 하는 생각에 우울하기도 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게 운동이다. 건강에 운동은 필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변 씨는 몸이 좋아지자 대학원에 진학해 성악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때 젊은 시절엔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운동 효과를 제대로 체득한 것이다. 그는 “성량도 풍부해지고 노래를 부를 여유도 생겼다. 몸이 건강하니 자신감도 생겼다. 젊은 학생들이 나를 보고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교수님들도 목소리가 잘 나온다고 칭찬했다. 공부를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2015년 혼자 12곡을 불러야 하는 추계예술대학 대학원 졸업 독창회도 잘 마쳤고, 음악회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집안일에 집중해야 하는 일이 생겨 노래 부르기도 다시 접었다. 변 씨는 “뒤늦게라도 대학원에 가서 내가 소프라노의 자질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변 씨는 요즘도 주 2회 PT를 받으며 주 4∼5회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운동시간은 매번 2시간. 그는 “월요일에는 하체, 화요일엔 등, 수요일엔 쉬고 목요일에는 가슴 등 상체, 금요일에는 복근 등 코어운동을 한다. 이렇게 부위별로 돌아가면서 해야 근육 피로도를 줄이고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근육운동이 재미있지만 하기 싫을 땐 ‘아쿠아로빅’(물속에서 하는 에어로빅)을 한다. 남편과 함께 도봉산, 청계산 등 수도권의 산을 오르기도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10여 년 전 고생했던 척추협착증이 사라졌고 모든 성인병 수치도 정상이다.
변 씨는 “이젠 각종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겠다. 올해로 78세인 임종소 님도 75세에 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더라. 나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2019년 6월 6일자 본 칼럼에 소개했던 임종소 씨는 보디빌딩 대회에서 입상한 뒤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변 씨는 “임 선생님보다 10년 넘게 젊은데 도전하지 못할 게 뭐가 있냐”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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