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간 평균 22% 감량… 비만치료제 판도 바꾼다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6-09 03:00 수정 2022-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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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허가 받은 ‘마운자로’… 비만수술보다 감량 효과 커
오심-구토 등 부작용 있지만, 약물 용량 조절로 극복 가능



당뇨병과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내분비내과 의사들은 마운자로가 “엄청난 체중 감량과 혈당 강하 능력을 갖췄다”며 비만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비만 치료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가 점령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결혼식을 앞두고 살을 빼려고 예비 신랑과 신부가 삭센다를 맞는 일은 흔하다.

삭센다 임상 시험 결과, 주 1회 맞은 환자의 체중이 5∼9%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9월 같은 회사(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wegovy)가 미 FDA에서 비만 치료로 승인을 받았는데 이 약물은 체중의 10∼15%를 빼 준다고 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 FDA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마운자로가 획기적인 비만 치료 임상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과체중 환자 2539명을 대상으로 이 약 15mg을 한 주에 한 번 주사했더니 1년 6개월(72주) 동안 평균 24kg, 체중의 22.5%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100kg인 사람이 이 주사제를 맞으면 77kg, 60kg인 사람은 46.5kg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기존 치료제의 체중 감소 효과(5∼15%)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수술로 위장을 묶어서 위장 크기를 줄이는 비만 수술 효과를 뛰어넘는다. 비만 수술로도 20%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는 것이 어려웠다.

임상에서 식이요법을 하지 않은 그룹과 식이제한을 하는 그룹을 비교해도 효과가 큰 차이가 없었다. 즉 이 주사만 잘 맞으면 식이 제한이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이 빠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관련 전문가들은 마운자로가 비만 치료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당뇨병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라는 약물의 고용량 주사제 버전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소장에서 음식을 먹으면 분비되는 호르몬(GLP-1)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음식이 들어오면 췌장에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뇌에 ‘그만 먹으라’는 포만감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다. 삭센다와 위고비는 이 호르몬이 몸에서 많이 분비되도록 해서 살 빼는 효과를 높인다.

마운자로는 글로벌 제약사 릴리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티르제파타이드를 기반으로 한다. 세마글루타이드가 GLP-1에만 작용한다면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GIP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이다. GIP는 그동안 몸에 별 효과를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GLP-1과 함께 사용하면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데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확인됐다.

릴리는 2018년부터 이 약물을 연구해왔다. 티르제파타이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가된 GIP/GLP-1 이중 작용 약물이 됐다. 현재 릴리는 당뇨병, 체중감소,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비만치료 등 각기 다른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조영민 교수팀에서 임상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부작용은 삭센다 수준인데, 국내에선 고도비만이 아닌 경우 체중이 과도하게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4월 공개된 글로벌 임상에서는 비만 치료를 위해 용량을 늘린 환자군의 오심 구토 등 부작용이 꽤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부작용은 용량 조절로 충분히 극복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의약계 분석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가장 앞선 것은 한미약품의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현재 임상 3상을 마친 상태로 혈당조절 외에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GLP-1 계열의 ‘YH34160’도 전임상 중이다. 휴메딕스와 HLB제약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광동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비만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패치를 붙여서 투약하는 방식이다.

“체중감량, 세 가지만 지키세요”



전문가가 말하는 다이어트 팁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몸무게가 왜 그대로일까’. 이럴 때 좋은 현실적인 다이어트법에 대해 다이어트 전문가 이찬한 빛울림 한의원 한의사(사진)는 “딱 세 가지만 지키면 체중감량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 아침과 점심 식사는 쌀밥 위주로 든든하게 먹는다.

다이어트에서 식습관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쌀로 섭취한 탄수화물은 ‘당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에너지로 소비된다. 따라서 밥만 제대로 먹어도 살을 뺄 수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는 두통, 어지러움, 손떨림, 불면증, 입마름, 변비, 탈모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이는 영양소 섭취가 충분하지 못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밥과 반찬을 골고루 섭취하면 이런 부작용을 상당히 완화시켜 준다.

체중감량을 하더라도 영양소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곤약 등 다이어트 식품으로 포만감을 느끼지만 자극적인 음식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배가 불러도 뇌는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 야식을 원하는 욕구는 더 강해진다.

따라서 아침과 점심에는 쌀밥 위주의 든든한 식사를 하되, 저녁은 굶는 간헐적 단식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둘째, 잠을 잘 잔다.

성장호르몬은 우리 몸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어린아이의 성장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필수적이다. 성장호르몬의 역할과 기능은 다양하다. 골세포, 근육세포, 신경세포 그리고 면역세포에 작용하며 단백질 합성 증진, 지방분해 촉진과 같은 신진대사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한다. 성인에게 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대사 작용이 부진해지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진대사가 떨어져 노화와 유사한 증상을 겪거나 살이 찔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잠을 자는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충분한 수면은 근육을 만들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또한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으면 몸은 피로감을 느끼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된다.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은 ‘당’이다. 정제당이나 과당 형태로 흡수된 당은 살을 찌게 하고 내장 지방을 늘린다.


세 번째, 달리기보다는 스트레칭 위주의 필라테스, 요가 등의 운동을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근육량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벼운 산책 정도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만 달리기 등 과도한 유산소 운동은 근손실을 유발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특히 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근육량과 체지방이 함께 줄어든다. 이는 먹는 양이 조금만 늘어도 바로 요요현상을 겪게 된다. 따라서 체중감량을 위한 운동을 선택할 때는 근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근육량을 늘릴 수 있는 운동이 적합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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