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광고 성공 주역” vs “혐오 콘텐츠 묵인”

김성모 기자

입력 2022-06-06 03:00 수정 2022-06-0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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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물러나는 ‘페이스북 2인자’ 샌드버그, 공과 논란
신생 페북, 세계적 기업 키웠지만 ‘메타버스’로 주력 바뀌며 입지 줄어
페북株 매도로 2조원 이상 벌기도


1일(현지 시간) 사퇴 의사를 밝힌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오른쪽)와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의 다정했던 한때. 사진 출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미국 소셜미디어 페이스북(현 메타)의 2인자로 꼽혀온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53)가 1일(현지 시간) 페이스북 합류 14년 만에 “올가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후 그의 주식 처분 또한 주목받고 있다. 2일 미 CNBC는 샌드버그가 지난 10년간 총 2200만 주 이상의 페이스북 주식을 매도해 최소 17억 달러(약 2조1116억 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재산 16억 달러보다 많은 규모다. 이날 메타에서 인공지능(AI) 그룹 부사장을 지낸 제롬 페센티 또한 이달 퇴사한다고 밝혀 페북 고위 임원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샌드버그의 공과(功過) 논란 또한 뜨겁다. 그의 합류 때만 해도 신생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에 광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호평과 돈벌이를 위해 알고리즘 및 혐오 콘텐츠의 폐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하버드대 학·석사를 졸업하고 맥킨지 컨설팅, 미 재무부, 구글 등에서 일했던 커리어우먼 샌드버그는 2008년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무려 56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적자에 시달렸고 24세였던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 또한 노련한 조력자가 절실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합류하자마자 ‘사용자 기반 맞춤형 광고’ 모델을 선보이며 이를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약 1150억 달러(약 144조 원)로 전체 매출의 97%에 달했다.

샌드버그의 사퇴 발표가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이 플랫폼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게시물이 올라와도 수익을 위해 방치했다는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광고 수익 둔화, 틱톡 등 다른 소셜미디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압박이 커지자 샌드버그가 사실상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의미다.

빅테크 기업의 폐해 논란으로 지난해 미 의회가 청문회까지 개최하자 저커버그 창업자는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향후 주력 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핵심 인력인 샌드버그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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