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신윤복, 간송 NFT에 대한 엇갈린 시선들[영감 한 스푼]

김태언 기자

입력 2022-06-04 10:57:00 수정 2022-06-04 11:00:5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신윤복, 단오풍정, 종이에 채색, 28.2x35.6cm,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장 미셸 바스키아, Untitled (Self-Portrait or Crown Face II), 1982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이번주 눈여겨보실만한 소식은 국보인 신윤복의 작품이 NFT로 발행된다는 뉴스입니다. NFT가 무엇인지부터 간송미술관은 왜 NFT 사업을 진행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이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는 소식입니다. 이 사건을 필두로 작품의 진위 여부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도 함께 설명드릴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간송 이번엔 신윤복 작품으로 NFT 발행…외부 시선은?:

간송미술관이 국보로 지정된 신윤복(1758~1814년경)의 ‘혜원전신첩’에 속한 30점의 그림을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 프로젝트를 선보인다는데요. 게임 같은 다양한 콘텐츠로 미술 작품의 활용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입니다.

바스키아 그림 위작 논란에 수사 착수: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25점이 위작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바스키아는 천재, 낙서, 요절로 상징되는 미국 화가입니다. 출품작 다수가 미공개됐던지라 작품 유통 과정에 언론 등이 의문을 제기한 건데요. 미연방수사국(FBI)이 나서 진위를 조사하게 됐습니다.


간송 이번엔 신윤복 작품으로 NFT 발행…외부 시선은?:

혜원 신윤복은 ‘미인도’로 잘 알려진 조선 후기 풍속화가입니다. 그의 화첩 ‘혜원전신첩’(국보 135호)에 포함된 작품들이 이번에 NFT로 발행되는데요. 이 화첩에는 총 30점의 풍속화가 들어있습니다. 간송미술관은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이 30점을 기반으로 한 NFT를 발행한다는데요. 그 첫 타자가 가장 유명한 ‘단오풍정’입니다.


NFT로 발행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 NFT로 발행한다는 것의 의미: 우선 NFT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NFT는 디지털 진품 증명서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지털상에서는 복제가 쉽기 때문에 원본과 사본을 구분하기 어려웠죠. 그 문제를 NFT가 해결해준 겁니다. 사본이 수없이 많아져도 NFT만이 원본임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되자 디지털 시장에서 크게 각광받은 겁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NFT는 기술이지 그 자체가 작품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NFT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은 이 기사(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219/111903558/1)를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단오풍정 NFT의 모양새: 단오풍정 NFT도 단오풍정을 디지털상에 기록해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오풍정 ‘디지털 진품’이라는 ‘가치’를 사는 거죠. 간송미술관은 단오풍정 전체를 활용한 NFT와 단오풍정을 인물, 사물, 풍경으로 쪼갠 이미지를 NFT로 발행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3일 NFT마켓 ‘오픈씨’에서 프리세일을 진행하는데, 0.08이더리움(약 18만 원)에 판매합니다. 원화 전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NFT의 경우에는 경매를 통해 판매가 진행되고요. 그렇게 단오풍정 내에서만 약 1000개의 NFT가 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그림을 쪼개어 NFT로 만드는 이유: 미술관 측은 서면 인터뷰에서 “원작 자체의 아름다움을 알려드리면서도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표정에서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이렇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보가 가진 가치와 의미를 살리기 위해 원본 전체를 바탕으로 한 NFT를 만들면서도 원작에서 뽑아낸 여러 이미지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해 대중적인 팬덤을 끌어내겠다는 소리지요.


간송미술관은 왜 자꾸 NFT를 발행하는 거죠?

▲ 간송미술관의 입장

▷ 문화재 원본 독점→대중과 공유: 간송미술관은 문화재 원본을 독점하기보다 대중과 공유하는 차원에서 디지털 콘텐츠 판매를 시작했다는 입장입니다. 쉽게 말하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화첩 이미지는 해상도가 낮습니다. 원본을 가지고 있는 미술관이 원본에 가까운 디지털 이미지를 얻어내 NFT로 만들면, 굳이 미술관에 오지 않더라도 관람객들은 화첩을 관람할 수 있죠. 실제 간송미술관은 ‘우리 고유의 미감각을 잘 보여주면서도 해당 작품이 갖는 스토리가 글로벌에서도 잘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 메타버스 뮤지엄 프로젝트로 확장: 더 나아가 간송미술관은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더 샌드박스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간송 메타버스 뮤지엄’을 오픈하거나 관련 게임을 만들어내는 식입니다. 또 1차 NFT를 두고 여러 작가, 음악가, 영상제작자들이 2~3차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게끔 지원한다고 합니다. 유명 작가뿐 아니라 일반인도 공모를 통해 창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네요. 국보 작품 하나를 가지고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말로 들립니다.

▲ 바깥의 시선

▷ 돈벌이 수단 vs 향유 기회 넓혀: 외부에서는 간송미술관의 이러한 프로젝트들에 대해 여러 시선이 엇갈립니다. 문화재가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해외 반출이 어려운 문화재를 향유할 방법이라는 긍정이 공존합니다.

▷ 간송미술관 재정난: 하지만 의견 차를 따지기 이전에 ‘간송미술관의 재정난’이라는 상황은 무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 7월 간송미술관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100개 한정 NFT로 발행한 바 있습니다. 개당 1억 원이었죠. 당시 재단 측은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는 한편 미술관 운영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 관장의 경영 능력: 이 사건 전에도 2020년 보물급인 통일신라시대 불상 2점을 경매시장에 내놓기도 했고, 올해 1월에는 국보 2점을 또 한 번 경매시장에 내놨죠. 미술관은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적 압박이 커졌고 적절한 활로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소장품 매각을 결정했었는데요. NFT에 국보 경매까지 이어지자 현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짙습니다.
바스키아 작품 위작 논란에 수사 착수
장 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작품이 위작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연방수사국(FBI) 예술 범죄팀이 올랜도 미술관에 전시된 바스키아 작품 25점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죠.


어떤 전시인가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올랜도 미술관은 올해 2월부터 ‘영웅&괴물: 장 미셸 바스키아’라는 타이틀로 바스키아의 작품 25점을 전시 중에 있습니다. 이 전시는 6월 30일까지 이어지는데요. 미술관 측에 따르면 개막 이틀 동안 4000명의 관객들이 몰려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가 눈길을 끌었던 건 출품작들 대부분이 40년 간 미공개 됐던 작품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미술관은 바스키아가 아트 딜러인 래리 가고시안의 자택 지하 스튜디오에서 지내던 1982년 말에 그린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는데요.

미술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당시 가난하던 바스키아가 가고시안과 상의 없이 시나리오 작가 새드 멈포드와 이 작품들을 직거래했고, 멈포드는 자신의 창고에 넣어두고 잊고 있던 거죠. 그러다 2012년 멈포드가 창고 보관료를 낼 수 없게 되면서 다시 세상의 빛을 본 이 작품들은 경매에 넘어갔고, 여러 소장자들의 손을 거쳐 전시에 나왔다고 말이죠.


진품이 맞나요?

올랜도 미술관 측은 그림들에서 바스키아의 이니셜을 발견했고, 권위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았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가고시안조차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작품 ‘Untitled (Self-Portrait or Crown Face II)’이었는데요. 미술관 측은 바스키아가 택배업체 페덱스(FedEX) 포장 박스를 캔버스 삼아 그렸다고 말했으나, 뉴욕타임스가 페덱스 디자이너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박스에 적힌 폰트가 1994년 이후부터 쓰였다고 밝혀지면서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1994년은 바스키아가 사망한 지 6년 후입니다.


진위를 가리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바스키아 사례뿐 아니라 위작 여부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끊임없이 대두되는 문제입니다. 진위 판단이 정말 어렵다는 뜻이겠죠. 일례로 한 판 메이헤런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위작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페르메이르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하죠. 네덜란드 화가였던 메이헤런은 페르메이르의 작품들을 위작해 판매했고 자백을 했지만 전문가들이 믿지 않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진위 여부는 단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예술가들은 스스로 진품 보증서를 발급해 작품과 같이 유통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갤러리 같은 아트 딜러들은 거래 서류를 작성하고 계약서, 영수증을 잘 보관해서 소장 이력을 관리해야 하고요.

컬렉터들 또한 갤러리 같은 중개인의 전문성을 충분히 조사해야 합니다. 전시 도록이나 전작 도록, 신뢰할 만한 언론 보도와 같은 사료가 있어야 사전에 대비가 가능하고요. 이런 것들이 뒷받침 된 후 감정인의 판단, 과학적 분석이 종합될 때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이번 바스키아 위작 논란은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관련 소식들 계속 이어 지켜보겠습니다.


※ ‘영감 한 스푼’은 국내외 미술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로 구독 신청을 하시면 매주 금요일 아침 7시에 뉴스레터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영감 한 스푼 뉴스레터 구독 신청 링크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1199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