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 테라 사태에 “폰지사기 실험 중단하라”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5-17 16:29:00 수정 2022-05-17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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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릭 부테린이 2019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블록체인과 미래 경제’를 주제로 열린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글로벌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사진)이 한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폰지 사기 실험을 중단해야한다”고 비판했다. 두 코인을 발행하는 테라폼랩스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았는데, 이는 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벤징가 등에 따르면 부테린은 ‘폰지 사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호주의 가상자산 전문가 앤서니 서사노의 의견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부테린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명칭은 과장된 선전 용어”라며 “연 20% 이자율은 바보 같은 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펀드도 예치이자 20%를 약속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루나와 테라 생태계를 키운 건 연 20%의 파격적인 이자율이었다.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테라는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하거나 소각하는 방식으로 ‘1테라=1달러’를 유지해왔다.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로부터 테라 코인을 예치받아 연 20%의 이자를 지급했다. 사실상 달러에 예치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 때문에 테라 투자 수요가 급증했고, 루나 가격도 지난해에만 100배 넘게 폭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자 지급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지면서 두 코인에 대한 매도 물량이 동시에 쏟아져 나왔고 생태계는 한순간에 붕괴됐다. 이달 6일 10만 원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17일 0.7원대로 떨어졌다. 테라도 0.13달러로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역할을 잃었다.

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집단 소송도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에는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권도형,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를 고발하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내 루나 이용자가 28만 명으로 700억 개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격과 거래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피해 상황, 발생 원인 등을 파악해 향후 제정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불공정거래 방지, 소비자피해 예방 등의 방안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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