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테라’ 폭락, 폰지사기 의혹까지…‘한국판 머스크’로 불렸던 권도형은 누구
송혜미 기자 , 유채연 기자
입력 2022-05-13 19:58 수정 2022-05-13 20:12
테라 공동 설립자 권도형 대표.
한국산 코인인 ‘루나’와 ‘테라’가 폭락하면서 두 코인의 발행업체인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31·사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테라를 받고 루나로 바꿔주는 구조를 두고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국내 고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애플 엔지니어 등을 지냈다. 티몬을 창업한 신현성 대표와 2018년 테라폼랩스를 창업해 루나와 테라를 만들었다.
테라폼랩스 창업 당시 권 대표는 ‘한국판 일론 머스크’로 불리며 가상화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알고리즘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테라의 시스템은 세계 시장에서도 큰 이목을 끌었다. 테라는 달러나 채권과 같은 담보물이 없어도 공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유지된다. 이 같은 아이디어로 테라는 한때 시가총액이 180억2322만 달러(약 23조 원)에 이르렀다. 루나도 올 들어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상승세였다.
루나와 테라가 단기간에 가치가 폭락하자 예고된 위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테라는 발행 초기부터 ‘폰지 사기’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가격 유지를 위해 가격이 하락했을 때 투자자들에게 테라를 받는 대신 루나를 지급했다. 코인을 예치하는 사람에겐 연 최대 20%의 이자를 줬다. 새 투자자의 코인을 받아 기존 투자자에게 코인으로 이자를 주는 방식이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루나와 테라의 폰지 사기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권 대표는 SEC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한편 13일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경 권 대표가 거주하는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에서 남성 A 씨가 초인종을 눌렀다. A 씨는 권 대표의 부인에게 “여기가 권 대표의 집이 맞느냐”고 물었고, 권 대표 부인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돌아갔다. 아프리카TV 코인방송 진행자(BJ)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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