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강달러 방어막’ 한미 통화스와프 검토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2-05-06 03:00 수정 2022-05-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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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0.5%P 인상 ‘빅스텝’]
급격한 외화유출 인한 위기 방지
2008년 금융위기 때 효과 입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한미 통화스와프를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미리 약속하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급격한 외화 유출로 인한 경제위기를 막을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외환시장에선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21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올릴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 개발도상국들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한국은 과거처럼 다시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대비하는 ‘방어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경우 ‘달러 수요 증가→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약세)→수입 물가 상승’ 등 악영향이 일어날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으면 달러 유출에 대한 안전장치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은 앞서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300억 달러(약 38조 원)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고환율 위기를 넘긴 적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났던 2020년 3월에도 600억 달러 한도로 체결했지만 지난해 말 종료됐다. 기재부 측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는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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