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속 빅스텝’ 예고에… 한은 금리인상 시계도 빨라진다
강유현 기자
입력 2022-05-05 15:52 수정 2022-05-05 16:04
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년 만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수차례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5%에 육박한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서라도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5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회의 결과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대해선 “다소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연속적인 0.5%포인트 인상 전망,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준의 인상으로 한국(1.5%)과 미국(0.75~1.0%)의 기준금리 격차는 0.5~0.7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이 두 차례 빅스텝에 나서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될 수 있다. 양국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이 거세지고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취임 전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올리면 한국 시장의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을 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을 포함해 연내 3, 4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이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도 금리 인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JP모건은 4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5월부터 10월까지 예정된 4번의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모두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분기(1~3월) 성장률이 0.7%로 주저앉은 만큼 가파른 금리 인상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유동성을 흡수하는 속도에 따라 한은이 금리를 2%까지 올린 뒤 이후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5월 금리를 올리면 2007년 7, 8월 이후 15년 만에 두 달 연속 인상이 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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