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이면 효과 뚝… mRNA 코로나 백신 대안 마련 시급”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5-02 03:00 수정 2022-05-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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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유행 위험 속 재접종 필요성 제기, 반복 접종 땐 면역력 저하 주장도
단백질 기반 백신 지속력 확인 필요, 변이 대비한 ‘2가 백신’도 제안돼





정부는 올 가을과 겨울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5차, 6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접종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면역 효과가 접종 후 4개월이 지나면 급격히 떨어지고 새 변이의 출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 연구자들은 잦은 백신 접종이 오히려 면역력을 소진시킬 수 있어 효과가 오래 유지되고 새 변이에도 대처가 가능한 새로운 백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백신 접종 횟수는 사람의 면역세포가 초기 면역반응을 얼마나 오래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 천연두만 해도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면역 기억세포가 수십년간 유지되지만 간염은 두세 차례 백신을 맞아야 효과가 유지된다. 코로나19 mRNA 백신도 면역 기억이 짧은 편으로 분류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3월 발표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백신의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mRNA 백신을 세 번 맞으면 응급실 방문을 예방하는 효과가 접종 2∼3개월 뒤 81%로 나타났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나면 그 효과가 66%, 5개월 뒤에는 31%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원 예방 효과도 3차 접종 후 2개월 뒤엔 91%, 3개월 뒤엔 88%, 4개월이 지나면 7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4차 접종부터는 접종 회차 사이에 시간 간격을 충분히 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을 자주 맞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가 고갈된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편에선 mRNA 백신이 면역 효과와 지속력을 높여주는 면역증강제를 사용하지 않는 데서 나타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은 “다른 종류의 백신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확인해야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3월부터 국내 접종이 시작된 단백질 재조합 백신인 노바백스의 효과 지속 기간을 추적해야 정확히 판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심 부위를 독성이 없는 단백질 형태로 만들어 인체에 주입해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인데 여기엔 사포닌 기반의 면역증강제가 함께 들어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단백질 재조합 백신도 알루미늄 기반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고 있다. 성 단장은 “노바백스 백신의 면역 효과는 확인됐지만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알려면 몇 개월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과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성 단장은 “지속 효과를 정확히 비교하려면 mRNA 백신만 맞은 사람과 노바백스만 맞은 사람을 분석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두 백신을 교차 접종해 분석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새 변이의 출현 가능성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변이가 새롭게 출현할 때마다 추가 접종하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두 종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2가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2019년 처음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그 이후 등장한 베타 변이를 모두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모더나는 이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베타 변이는 물론 다른 변이에도 충분한 면역 효과와 지속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백신은 아직 전문가들의 검토를 충분히 받지 않은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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