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日 여행 풀려야 항공사 살아나”… 엔저도 기대감 높여

변종국 기자

입력 2022-04-26 03:00 수정 2022-04-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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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에 ‘관광재개 속도 빨라지나’ 기대
업계, 내달부터 노선 재개-증편… 여행사도 상품개발-전세기 계획



윤석열 새 정부가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항공업계에서는 한일 노선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관광 재개에 뜸을 들이고 있지만 한일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관광 재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5월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주 2회 증편해 매일 한 차례 운항하며, 인천∼후쿠오카 노선을 주 1회 늘려서 주 3회 운항한다. 대한항공도 5월 나리타와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5월 부산∼후쿠오카, 티웨이항공은 후쿠오카와 오사카, 제주항공은 일본 나리타 노선을 재개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한일 정책협의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윤 대통령 당선인의 친서를 들고 일본을 찾자 여행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살아나려면 일본 노선 운항 재개가 필수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른 나라다. 일본 노선 여객 수는 2016년 1511만 명에서 2018년도 2135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 7월부터 시작된 한일 무역 분쟁에 따른 불매 운동으로 2019년 여객 수가 1886만 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9년에도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른 국가가 일본이었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사들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건 코로나19가 아닌 일본 불매 운동 때부터였다”고 말한다.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국적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운영을 대폭 줄였다. 일본 노선에 투입되던 항공기를 동남아 등으로 돌리면서 버텼지만 일본 여객 감소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일부 항공사들은 일본 불매 운동 영향으로 2019년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여기에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기업인 또는 유학생, 교민 등을 제외한 일본 여객 수요는 사실상 없는 상태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에게 적용되던 무비자 입국을 당시 중단했다.

항공·여행업계는 현재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한일 관광 교류가 재개되길 바라고 있다. 일본 엔화는 100엔당 960원 선으로 2018년 말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엔화 약세는 일본 여행객들에겐 호재다. 한 일본 여행 업계 관계자는 “엔화가 약세일 때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을 많이 찾았다. 고유가로 인한 유류할증료 상승 부담이 있어도 엔화 약세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며 “일본 지자체들도 한국인 관광객 대상 홍보 예산을 늘리고, 관광 프로모션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도 일본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6, 7월엔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부 일본 도시들은 국가 간 교류가 안 되면 한국 도시와 일본 도시끼리라도 여행 교류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하고 있다”며 “일본 여행이 풀려야 항공사들이 살아난다. 외교적 해결과 함께 관광 재개 속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5월 장거리 노선 운항도 확대한다. 인천∼로스앤젤레스 운항을 주 4회로 늘린다. 코로나19 이전의 1일 2회 운항 스케줄로 회복하는 것이다. 또한 인천∼시드니 노선을 주 3회로 늘리고, 인천∼하노이(주 6→7회), 인천∼프놈펜(주 5→7회), 인천∼호찌민, 마닐라(주 7→10회) 노선도 증편한다. 인천∼인도 델리 노선도 주 1회 운항을 시작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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