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인정한 기술력… 광학 기술 혁신기업, 우주광학 국산화 뛰어들다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4-26 03:00:00 수정 2022-04-26 1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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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광학

3세대 고해상도 위성(그린광학은 주경 1.2m 외 광학미러 제작 중).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그린광학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산업부터 방위산업과 위성 등에까지 쓰이는 다양한 광학제품을 생산하는 광학 전문 기업이다. 1999년 설립 이후 급속한 성장을 거쳐 국내에선 드물게 광학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 24년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 광부품 및 시스템을 공급중이다. 광학제품은 렌즈, 미러, 필터 등으로 모듈화 돼 생산된다. 2021년 기준으로 매출은 323억 원이고, 이익의 상당 부분을 우주광학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는 일본계 광학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우리나라 반도체 노광설비에 들어가는 광학계가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되는 현실을 본 뒤 이들 제품을 국산화해야겠다고 결심하고 1999년 현 회사를 창업했다. 처음 반도체 핵심 설비에 들어가는 광학부품을 제조했고 방위산업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국산 지대공 유도 미사일에 정밀 렌즈를 공급하며 회사는 한걸음 더 성장했다. 회사 이익의 약 50%를 과감하게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성장했다. 이후 조 대표는 2011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광학전시회에 방문했다가 참여한 중국 업체가 1만 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보고 돌아와 우주광학연구소를 세웠다. 전시회에서 본 수많은 중국 업체가 10년 후 10%만 살아남아도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고난도의 초정밀 광학계 생산을 고민하며 우주광학에 뛰어들었다.

2013년 과학위성 3호 카메라 렌즈 제작 사진.
2013년 그린광학은 국내 과학기술위성의 카메라 렌즈를 제작하면서 우주광학 분야에 진출했다. 최근 유리기반의 광학거울에서 세라믹 등의 신소재를 이용한 광학반사경 제작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SiC 광학거울 제작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는 높은 강성 및 경량화 측면에서 유리하고 온도 등의 환경영향성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그린광학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미국천문관측소(NOAO)와 수년간 SiC 가공기술 연구 및 대형 SiC 광학거울 개발을 협업해오며 기술 경쟁력을 키워왔다. 최근엔 300mm급의 SiC를 이용한 광학거울을 제작했다. 이는 항공기 탑재체 경량화 카메라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광학시스템이 대형화되면서 무게의 조건이 엄격히 제한되는 우주발사체에 적용할 광학시스템에서는 광학거울의 경량화 기술이 필수적이다. 2020년 인도우주개발기구(ISRO)에서 지구 관측용 카메라에 들어가는 비축비구면의 광학거울을 약 85% 경량화 설계하였고, 그린광학에서 754×557mm의 해당 광학거울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제작과정에는 정밀 기계가공과 화학 에칭 공정이 포함되어있고, 2mm 수준의 리브(Rib) 두께까지 안정적으로 적용됐다.

또 공군 항공우주전투발전단은 ‘우주 감시·정찰체계’ 1단계로 ‘우주정보상황실’을 운영하게 됐는데 여기에도 그린광학 기술이 들어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아리랑·천리안 위성, KAIST의 과학기술위성, KT SAT(샛)의 무궁화 위성, 한국천문연구원, 기상청, 중앙전파관리소 등이 포착하는 각종 우주정보가 이 상황실로 모이게 된다. 이 프로젝트(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에서 체계업체는 LIG넥스원이었고, 참여 업체로 참가한 그린광학은 우주물체 추락 상황을 탐색하는 500mm급 망원경을 설계부터 조립 및 평가까지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식별망원경의 주경 1.6m 및 부경도 요구사양을 만족하며 납품했으며 사계절 테스트를 통해 2021년 9월 14일 운용시험평가 결과 ‘전투용 적합’ 최종 판정을 받았다.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 탐색 망원경.
향후엔 고출력레이저 기술과 접목해 나갈 계획인데, 그린광학은 이미 Block-I 레이저용 광학계를 제작해서 우수한 성능평가를 받았다. 우주용 망원경 및 고출력레이저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핵심기술을 그린광학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또 앞으로 2m급 반사경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가공장비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천문우주 관측기기의 국산화뿐만 아니라 인도, 유럽 등의 대형 반사경 수주를 통해 수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책연구원과 협력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올해 8월 목표로 하는 ‘달탐사 프로젝트’에 고성능 카메라를 공급했다. 달 궤도를 돌면서 달의 표면을 관찰하는 위성에 탑재된다. 비축-자유곡면 3반사 광학망원경 개발 프로젝트인 패스파인더(Pathfinder)는 국내 순수기술로 구성된 프로젝트이며, 이 중 가공하기 어려운 미러 3개를 그린광학이 제작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납품된 미러는 조립 후 성능 평가에서 관련 담당자들의 기대 이상으로 우수한 결과를 냈다. 조 대표는 “이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 대비 소형화 하면서도 엄청난 성능을 발휘하므로, 향후 우리나라가 망원경 및 인공위성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주광학산업에 국가 차원 투자 절실”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 인터뷰


조현일 그린광학 대표가 우주광학 부문에 뛰어들기에 앞서 직원들과 해외 원서 스터디를 했다. 그는 “해외 원서 133권을 번역해서 직원들과 국산화와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며 “투자와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라는 점을 알고 본질적인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운 산업 부문임에도 조 대표는 해외 유수의 광학기업들이 우주 부문에서 먹거리를 확장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주저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우주 광학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는 “우주광학은 산업구조상 국가에서 꼭 키워야 하는 분야”라며 “인공위성 및 대형망원경의 광학계를 국내기업 기술을 활용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우주광학은 고작 20∼30년밖에 안 되는데 일본의 ‘니콘’은 100년, 독일의 ‘칼자이스’는 175년이나 된다”면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수익이 나기까지 공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노력이 소요되는데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풍토가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우주 공간의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 지난 10년간 공들인 노력들이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내가 왜 우주광학분야에 뛰어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히든 챔피언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세계 마켓셰어를 좌우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은 독보적인 선행기술을 만들어 특허화 해놓은 기업들’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당장은 수익을 내기 어렵더라도 시장을 이끄는 선행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 대표는 “후발주자인 중국 등 여러 국가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 국내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할 우주광학 산업의 가치를 이제라도 깨닫고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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