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에게도 살아남았던 96세 홀로코스트 생존자, 러 포격에 사망

김수현 기자

입력 2022-03-23 03:00 수정 2022-03-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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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측 “러 탈나치 명분 허위”

러시아의 포격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홀로코스트 생존자 보리스 로만첸코의 생전 모습. 사진 출처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기념관 트위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4곳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우크라이나의 96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가 러시아의 공습으로 숨졌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를 ‘탈나치화’라고 주장한 러시아에 의해 나치 독일 치하에서도 살아남았던 사람이 사망하면서 러시아가 내세우는 전쟁 명분이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독일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기념관은 이곳의 생존자인 보리스 로만첸코 씨가 18일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자택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로만첸코 씨는 1941년 나치가 소련 침공을 목적으로 진행한 ‘바르바로사 작전’에서 전쟁 포로로 잡혔다. 이후 부헨발트 등 4곳의 수용소를 전전했다. 그는 1945년 4월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연합군에 의해 구출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나치 독일 지도자인 히틀러 치하에서도 생존한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살해됐다며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범죄”라고 분노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은 “이것이 당신들이 주장하는 ‘탈나치화’ 작전이냐”며 민간인을 살상하는 러시아를 규탄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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