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 감소에 낙관 일러… 위중증환자 증가 대비해야”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3-23 03:00 수정 2022-03-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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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 추이


주간 확진자수는 주말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영향으로 주 초반까지는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주말 초입까지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그러나 주말이자 휴일인 20일 신규 확진자수가 지난주와 비교해서도 감소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날 33만4708명은 일주일 전인 13일 35만182명보다도 1만5474명 적다. 19일 38만1545명도 일주일 전인 12일 38만3655명보다 2201명 적었다. 일요일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주 전보다 적게 집계된 것은 1월 2일 3830명에서 1월 9일 3370명으로 감소한 이후 10주 만이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 구간을 통과하면서 감소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유행 추이에 대해 “정점을 지나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시작한 개원가에서는 감소세가 좀 더 일찍 감지됐다. 신광철 미래이비인후과 원장(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공보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화요일, 수요일부터 확진자가 확연히 줄었다”며 “전 주에는 10명 중 8명이 양성이었다면 지금은 신속항원검사 양성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확진자 감소율도 올라갔던 기울기와 비슷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원장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인구 밀도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올라간 만큼 감소세도 가파르게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독감 양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행 감소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정부가 방역을 추가로 완화하고 있고 오미크론의 하위계통 BA.2(스텔스 오미크론)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 또 확진자 비율만큼 중환자와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주 국내감염 사례의 BA.2 검출률은 26.3%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됐다가 최근 재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모두 BA.2가 확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료계는 확진자 정점 이후에 나타날 중증환자·사망자 증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 위중증·사망자 정점은 확진자 정점 2∼3주 후에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위중증 환자 정점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하루 평균 1650∼2150명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다음주 병상 대란 위기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7.6%지만 비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4.7%로 수도권(64.6%)보다 10%포인트 높다. 비수도권은 병상이 지역에 흩어져 있는 데다 확보 규모도 적어 수도권보다 일찍 병상 대란이 본격화할 수 있다.

병상 대란을 막을 대안도 딱히 없다. 정부는 21일부터 증세가 호전된 코로나19 환자는 권고 없이 중증 병상에서 퇴실 조치하기로 했다. ‘호전’의 기준은 기계호흡 산소량이 분당 5L 미만으로 떨어진 환자 등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퇴실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병원에 대해서는 손실보상을 삭감하며 환자가 거부했을 때는 본인부담금을 매긴다”고 밝혔다. 병원 측의 소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여지를 뒀다. 의료계는 환자를 퇴실시켜 일반 병상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 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결국 퇴원하면서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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