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LH사태 특수본’… 고위직 송치 48명 그쳐

김기윤 기자

입력 2022-03-22 03:00 수정 2022-03-22 03:0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특수본, 1년 수사 마무리

송영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반부패공공범죄 수사과장(총경)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부동산 투기사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시작된 경찰의 부동산 투기 수사가 1년여 만에 활동을 종료했다. 하지만 적발한 투기 사범의 90%가 일반인이었고, 구속된 국회의원은 1명에 불과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주도하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지난해 3월 출범 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6081명을 수사해 4251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6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특수본은 이들이 투기로 취득한 재산 1506억60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 추징 보전 조치를 했다. 피의자들이 확정 판결을 받기 전까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특수본에 따르면 투기 혐의로 송치된 공직자는 모두 327명. 하지만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고위공무원, LH 임원) 송치는 48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특수본이 공직자 수사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전·현직 국회의원 33명 가운데 현직인 국민의힘 정찬민·김승수·한무경·강기윤·배준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등 6명만 검찰에 넘겨졌다. 전·현직 의원 6명의 가족 8명도 검찰에 송치됐다. 나머지 21명은 ‘혐의 없음’ ‘공소시효 경과’ 등의 이유로 면죄부를 받았다.

구속된 국회의원은 정찬민 의원이 유일하다. 그나마 투기 건이 아니라 경기 용인시장 시절 주택건설 시행사에 편의를 제공하고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 이달 8일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여야는 지난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에 대한 탈당·제명 조치를 약속했지만 검찰 송치 의원 6명 모두 당직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