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리고 인생’… 두근두근 봄
김태언 기자
입력 2022-03-17 03:00 수정 2022-03-17 17:25
《봄이 다가왔다. 풋풋한 감성을 담은 전시를 관람하며 봄을 즐기는 건 어떨까. 사랑에 관한 다채로운 감정과 등장인물이 간직한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가 각각 열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성동구 서울숲으로 이전한 디뮤지엄의 개관 특별전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사진전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다.》
작품들이 가진 정서도 다채롭다. 지미 마블은 사진 ‘From Way Out’(2017년) 등을 통해 어린이의 풋풋한 사랑을, 채드 무어는 입맞춤하는 남녀를 찍은 사진 ‘Sasha and Melissa (Kiss)’(2016년) 등 청춘의 은밀한 순간을 기록했다.
헨리 오 헤드의 ‘Neon nights’(2019년)는 필름카메라를 사용해 한 커플을 빛바랜 색감으로 구현하며 옛 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게 만든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설렘, 슬픔, 고독 등 다양한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그린 만큼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10월 30일까지. 6000∼1만8000원.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에 출품된 96점은 화려한 색감, 과장된 몸짓, 생생한 표정을 담았다. 초기작인 ‘Susie and Friends’(2008년)는 등장인물인 수지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친구들의 표정이 돌변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에게 서사, 성격, 대사를 부여한다. 이런 섬세한 연출 덕에 인물들은 모두 주인공처럼 보인다. ‘Pomona’(2021년) 앞에 서면 가운데뿐 아니라 가장자리에 있는 인물에게도 시선이 간다.
이쯤 되면 관객은 ‘누구나 영화 같은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라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BOP)을 촬영한 ‘La Grande Sortie’(2016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전시는 발레리나와 관객의 시선에서 찍은 작품들을 뒤섞어 나열해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흐린다. 전시장 출구에는 관중이 박수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박수’ 앞에 단상을 놓아 관객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한다. 6월 6일까지. 1만∼1만5000원.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디뮤지엄 ‘어쨌든 사랑’展
헨리 오 헤드의 ‘Neon nights’(2019년). 필름 카메라로 서로 다른 두 장면을 한 장의 필름에 중첩시켰다. 빛바랜 색감은 옛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디뮤지엄 제공
‘어쨌든 사랑: Romantic Days’는 7가지 사랑의 감정과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천계영 이은혜 이빈 이미라 원수연 박은아 신일숙 등 한국 순정만화 작가의 7개 작품 속 장면을 기준으로 섹션이 나뉘어 있다. 각각의 장면을 모티브로 사진, 만화, 일러스트, 설치 등 국내외 작가 23명의 작품 약 300점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사랑을 시작할 때부터 이별한 뒤까지 그 일련의 감성을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섹션 제목도 ‘사랑인지도 모르고 서툴고 수줍었던 그때’ ‘언젠가는 바라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 밤’ ‘미칠 것같이 뜨겁게 열병을 앓던 그해’ 등 감성을 자극한다. 작품들이 가진 정서도 다채롭다. 지미 마블은 사진 ‘From Way Out’(2017년) 등을 통해 어린이의 풋풋한 사랑을, 채드 무어는 입맞춤하는 남녀를 찍은 사진 ‘Sasha and Melissa (Kiss)’(2016년) 등 청춘의 은밀한 순간을 기록했다.
헨리 오 헤드의 ‘Neon nights’(2019년)는 필름카메라를 사용해 한 커플을 빛바랜 색감으로 구현하며 옛 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게 만든다. 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설렘, 슬픔, 고독 등 다양한 감정을 떠올리게 된다.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그린 만큼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10월 30일까지. 6000∼1만8000원.
롯데뮤지엄 ‘알렉스 프레거’展
알렉스 프레거의 ‘Susie and Friends’(2008년). Susie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표정이 변한 친구들을 담았다.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눈길이 간다. 롯데뮤지엄 제공
롯데뮤지엄의 올해 첫 전시 작가인 알렉스 프레거(43)는 200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0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전시를 열며 주목받고 있다. 그의 사진은 ‘영화 같은 사진’으로 불린다. 사진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에 출품된 96점은 화려한 색감, 과장된 몸짓, 생생한 표정을 담았다. 초기작인 ‘Susie and Friends’(2008년)는 등장인물인 수지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친구들의 표정이 돌변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에게 서사, 성격, 대사를 부여한다. 이런 섬세한 연출 덕에 인물들은 모두 주인공처럼 보인다. ‘Pomona’(2021년) 앞에 서면 가운데뿐 아니라 가장자리에 있는 인물에게도 시선이 간다.
이쯤 되면 관객은 ‘누구나 영화 같은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라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BOP)을 촬영한 ‘La Grande Sortie’(2016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전시는 발레리나와 관객의 시선에서 찍은 작품들을 뒤섞어 나열해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흐린다. 전시장 출구에는 관중이 박수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박수’ 앞에 단상을 놓아 관객이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한다. 6월 6일까지. 1만∼1만5000원.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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