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거점 암센터… 통합 치료시스템으로 삶의 질 높인다[의료계 소식]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2-23 03:00 수정 2022-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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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병원 암센터
충남 최초의 암 전문 치료센터… 첫 방문 환자에 원스톱 서비스
복막전이 분야 국내 최고 수준… 다학제 진료로 맞춤 치료 가능
환자의 심리적 고통까지 관리… “중부지역 암환자의 희망 될 것”


폐암의 진단과정에서 발견된 폐결절의 악성 여부를 확진하기 위해 투시 혹은 CT 유도 하 경피적 폐생검을 시행 후 최적의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단국대병원이 28일 암센터 진료를 시작한다. 암센터는 한 달간의 시범운영을 마친 후 4월 말 정식 개원한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암 치료 수준도 전국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돼 있지만 암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하다. 그나마 정부가 지방 거주 암 환자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지역 단위의 암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12개 지역암센터를 지정해 지역 암 환자의 접근성이 나아지긴 했지만 충남지역에는 암센터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을 연 단국대병원 암센터는 지역주민에게 암 진단과 수술, 통합 치료시스템을 제공해 암 관리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암환자 첫 방문시 원스톱서비스
단국대병원 암센터 전경.
건축비 670억 원, 장비구축비 170억 원 등 총 8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암센터는 250병상에 연면적 3만393.5m², 지하 2층, 지상 8층의 최첨단 독립 병동으로 신축됐다. 규모에 맞춰 암 진료 관련 전문의도 20여 명 이상 채용한다. 암센터는 △위장관센터(위암센터·대장암센터·복막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유방암센터 △폐암센터 △갑상선암센터 △종양센터·혈액암센터 △비뇨암센터 △종합검진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등을 갖추고 암 종류별 다양한 진료과가 협업하는 다학제 진료 등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암 환자의 동선과 편의를 고려한 공간 배치와 암환자 맞춤형 인테리어, 암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실내와 야외공간을 활용해 병원 곳곳에 정원을 조성했다. 입원병동도 4인실을 기준 병실로 삼아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인력이 입원환자를 24시간 돌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운영해 입원환자의 간병 부담은 줄이고 더욱 안전하고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국대병원은 ‘암환자 첫방문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 환자 중심의 암 치료에 나설 계획이다. 첫 진료시에는 암 전문 코디네이터가 동행해 진료, 검사 등 전 과정의 일정을 조정하고 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입원치료 기간과 퇴원 후에도 암종별 전문 코디네이터가 환자 건강상태를 살피고 상처관리 및 식이요법을 자문하는 등 암관리를 위한 조력자로 활동한다.
다학제 치료로 정밀의료·맞춤치료
실시간으로 4차원 영상 추적이 가능한 초정밀 방사선 암치료기 Versa HD를 가동해 더욱 빠르고 정확하며, 안전하게 암을 치료한다.
치료가 결정되면 암환자 중심의 대면 다학제 진료가 시행된다. 환자와 보호자는 여러 진료과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전용 진료실에서 질환과 관련된 여러 진료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진은 한자리에 모여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방침을 논의해 결정한다.

또 유전체 변이 분석에 기반한 최신 정밀의료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NGS) 검사를 통해 암을 정확히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단국대병원은 2019년 3월 NGS 검사장비 도입 후 충남 최초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받고 암유전체 정보 분석 및 임상 진단에 따른 환자별 맞춤치료를 시작했다. 고형암(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의 원인, 예후 예측, 치료 반응 결정 및 화학요법 감도(Chemosensitivity)를 측정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검사할 수 있는 ‘단국대병원 전용 암 패널’을 개발하여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시간 4차원 영상 추적이 가능한 초정밀 방사선 암치료기 ‘Versa HD’를 도입해 향상된 정밀도와 빠른 속도로 치료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정확한 암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이외에도 최고 사양의 CT와 MRI, PET-CT, SPECT-CT 등 감마카메라, 갑상샘암 치료 특수병실(옥소치료실) 등 암 진단 및 치료 인프라를 충분히 갖췄다.

말기암으로 여겨지는 대장암의 복막전이 분야에서 단국대병원 대장암센터·복막암센터는 2013년부터 국내 최초로 온열치료기(The Belmont○R(등록기호) Hyperthermic Pump, Belmont Instrument Cooperation, MA, USA)를 도입하여 종양감축술 및 복강내 온열항암치료(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HIPEC)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단국대병원 복막암센터는 국내 최고의 복막암 치료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2011년부터는 여러 국내외 학회에서 종양감축술 및 복강내 온열항암치료 결과를 발표해 국내 복막암 치료를 선도했으며 타 대학병원에 이 수술 방법을 전파했다. 2013년에는 복막전이암 수술 심포지엄도 개최해 그간의 성과를 과시했다.

복막암센터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약 500례의 대장암 복막전이 환자를 치료했다. 2018년까지의 225건의 종양감축술 및 복강내 온열항암치료를 시행한 환자들의 결과를 학회지에 보고했다. 단국대병원 복막암센터는 복막전이암의 발생기전과 복강내 면역치료 등의 연구로 복막전이암 정복을 위한 국내 학술활동 및 연구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수술 후엔 정서치료까지
대장암 복막전이에 대한 종양감축술 및 복강내온열항암치료(HIPEC)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단국대병원 제공
암환자의 의학적 치료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고충까지 체계적으로 대처할 정신종양클리닉도 개설했다. 암환자의 디스트레스(심리적 고통이 함께하는 스트레스)를 조기 발견하고 개입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암센터 내원 초기와 추적방문 시기에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말기 환자의 존엄하고 편안한 삶의 마무리까지 돕는 자문형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도 운영해 암환자와 가족의 심리와 사회적·영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전문가가 전인적인 돌봄을 제공한다.

충남 유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하는 단국대병원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신종플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신종전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방역을 비롯해 전 의료진의 레벨D 보호구 착탈의, 감염병 환자의 내원절차실습 등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재난대응팀을 중심으로 감염병 대응훈련, 재난대응훈련을 펼쳐 현장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수습능력을 배양해 온 덕에 2015년 메르스 확산 시 병원에서는 단 1건의 확산 사례도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히 운영됐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암센터는 단순히 규모 확대가 아니라 통합 암 치료시스템을 제공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큰 특징”이라며 “지난 3년간 암센터 공사를 진행하면서 한 치의 소홀함 없이 마지막까지 세심하게 준비해 온 만큼 충청 및 경기남부를 아우르는 중부지역 암환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양질의 의료 제공과 새로운 병원 문화를 펼쳐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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