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찍어 뭐해” “의심증상 숨기고 출근”…‘방역불복’ 늘어난다

뉴스1

입력 2022-02-15 15:40:00 수정 2022-02-15 18: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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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경북 성주군의 한 경로당 출입문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2.14/뉴스1 © News1

“어차피 추적도 못한다는데 QR코드는 찍어서 뭐해. 왜 이래라 저래라야.”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에게 QR코드를 찍어달라고 말했다가 진땀을 흘렸다. “접종 증명 확인용이라 어쩔 수 없다. 사장님의 당부다”라고 연신 설명했으나 손님은 “다른 곳은 안그러던데 유독 여기만 그런다”라며 서로 얼굴만 붉혔다. 늦게 온 손님들은 이 대화가 끝나길 기다리다 결국 문을 나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고 사망자까지 급증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키지 않는 한편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미루거나, 소홀한 감시 속 재택치료자들이 외출하는 사례도 나오고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방역불복’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5만717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다기록에, 6일째 5만명대다. 사망자는 61명으로 지난 1월19일 74명을 기록한 후 27일만에 가장 많았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8명 증가한 314명으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여파로 빠른 감염 확산이 이뤄지고 있지만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의 방역 긴장감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A씨(50·여)는 “가족이 확진이 됐는데, 저는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백신을 2차만 맞아서 자가격리 대상이라고 통보를 받았다”면서도 “가족이 모두 자가격리인데 집에 약같은 게 하나도 없어서 몰래 약국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문모씨(33)는 “괜히 의심 증상 있다고 하면 직장에서 잘릴 수도 있고 의심받을까봐 걱정된다”라며 “증상이 의심돼도 검사 안하고 출근하는 경우가 있다”라고 했다.

직장인 김모씨(30·남)는 “지난 주 같이 밥을 먹은 회사 동료가 4일 전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정상 생활하고 있다”라며 “처음엔 자가검사키트를 구해보려고도 했었는데, 물량이 없다고 구하지도 못해서 사실상 포기한 측면도 있다”라고 들려주었다.

역학조사가 간소화되고 확진자 동선 추적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방역패스 폐지와 함께 백신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14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QR코드 무용론에 대해 “출입명부 작성은 역학조사 조치와 연동해서 잠정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김부겸 국무총리도 “동선 추적용 큐알코드는 의미를 잃었다”며 “그 대신 그동안 방역패스 기능도 같이 있었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방역패스 만료를 1주일 앞둔 김모씨(57·남)는 “어쩔 수 없이 방역패스 유지를 위해 3차를 맞지만, 이젠 별 의미도 없는 것 같다”라며 “동선추적도 의미없는 마당에 굳이 방역패스 조건 들이밀며 백신을 맞으라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묵묵히 방역수칙을 지키는 시민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감염세를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시민들의 긴장도가 풀려도 너무 풀렸다는 것이다.

박모씨(76·여)는 “명절에도 아이들을 못 오게 했고, 백신도 맞으라는 대로 다 맞았는데, 나같은 사람 입장에선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학원 종사자 김모씨(32·여)는 “확진자 나오면 문을 닫아야 하는데, 방역수칙 무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 입장을 말해주고 싶어 솔직히 너무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2달 정도는 주변에 있는 수많은 가족, 동료, 지인이 감염될 수 있다”라며 “주변 사람들이 빠르게 감염을 확인할 수 있고 고위험군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자신의 증상과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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