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다람쥐의 길고 긴 겨울잠 비결은 ‘장내 미생물’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2-07 03:00 수정 2022-02-07 03:30
[사이언스&테크]
반년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겨울잠을 자면서도 근육량을 잃지 않고 생존하는 땅다람쥐의 비결이 장내 미생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나 캐리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비교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열세줄땅다람쥐(사진)가 겨울잠을 자는 동안 요소를 장내 미생물로 흡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동물은 운동하지 않고 먹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뼈와 근육이 위축되고 무게를 잃어 간다. 근육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 분해되면서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암모니아는 소변 성분인 요소로 농축된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필수 영양소인 질소를 계속 잃게 된다. 그러나 땅다람쥐처럼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오랜 기간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근육은 그대로 유지한다.
연구팀은 질소 동위원소를 다람쥐에게 주입해 질소의 몸속 순환을 살폈다. 그 결과 질소 분자가 다람쥐에서 장내 미생물 유전체로 이동한 다음 다시 숙주인 다람쥐로 돌아오는 재순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소는 소변뿐 아니라 일부는 다람쥐 내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장내 미생물이 요소 속 질소를 대사산물로 만들어 내장에서 다시 흡수하도록 했다. 다람쥐의 겨울잠이 길어질수록 요소 분해 효소를 만드는 미생물 유전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요소를 재활용하는 다람쥐의 전략을 연구하면 근 위축 장애와 같은 질환 치료에 활용하거나 미세중력 노출로 근 손실이 발생하는 우주비행사의 근육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반년을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겨울잠을 자면서도 근육량을 잃지 않고 생존하는 땅다람쥐의 비결이 장내 미생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나 캐리 미국 매디슨 위스콘신대 비교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열세줄땅다람쥐(사진)가 겨울잠을 자는 동안 요소를 장내 미생물로 흡수해 재활용함으로써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동물은 운동하지 않고 먹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뼈와 근육이 위축되고 무게를 잃어 간다. 근육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 분해되면서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암모니아는 소변 성분인 요소로 농축된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필수 영양소인 질소를 계속 잃게 된다. 그러나 땅다람쥐처럼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오랜 기간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근육은 그대로 유지한다.
연구팀은 질소 동위원소를 다람쥐에게 주입해 질소의 몸속 순환을 살폈다. 그 결과 질소 분자가 다람쥐에서 장내 미생물 유전체로 이동한 다음 다시 숙주인 다람쥐로 돌아오는 재순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소는 소변뿐 아니라 일부는 다람쥐 내장으로 이동했다. 이후 장내 미생물이 요소 속 질소를 대사산물로 만들어 내장에서 다시 흡수하도록 했다. 다람쥐의 겨울잠이 길어질수록 요소 분해 효소를 만드는 미생물 유전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요소를 재활용하는 다람쥐의 전략을 연구하면 근 위축 장애와 같은 질환 치료에 활용하거나 미세중력 노출로 근 손실이 발생하는 우주비행사의 근육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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