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봉이 김선달’ 발언 정청래 제명 요구 “불교계 무시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1-21 15:56:00 수정 2022-01-21 16: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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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참회정진법회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참회와 성찰의 1080배를 올리고 있다. 이날 법회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대 논란을 일으킨 데서 출발했다. 조계종은 이날 “비록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에 무지하고 편견에 사로잡힌 필부의 망언일지라도 이 일은 오늘날 한국 불교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에 대한 성적표다“라며 자성의 뜻을 강조했다. 2021.11.17/뉴스1 ⓒ News1

조계종이 대규모 승려대회를 열어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계종은 2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종교 편향, 불교 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3000명이 넘는 승려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대회에서는 현 정부의 종교 편향 주장과 함께 노골적인 불만과 비난이 쏟아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봉행사에서 “조선조말 목숨을 내놓고 천주교인들을 보듬어 준 통합과 자비, 포용의 불교는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 종교 간 분쟁이 없는 모범국가의 토대를 제공해왔으나 지금 어디에도 불교계 헌신의 결과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진암과 주어사는 천주교 성지가 됐으며, 국민 편의를 위해 제공한 국립공원의 울타리는 수행공간을 옥죄고 있다”면서 “문화재보호법으로 인정받은 문화재 구역입장료도 ‘통행세’로 치부 받기에 이르렀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과정의 중심에 정부가 있다. 기회는 불평등했고, 과정도 불공정했으며, 결과도 정의롭지 못했다”며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 News1 DB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덕문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조계종은 정청래 의원의 제명과 황희 문화부체육관광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덕문스님은 “국공립공원 내 핵심지역 중 상당수가 사찰의 소유 땅인데도, 정부는 국공립공원을 무료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린다고 거짓 홍보만 하고 국립공원입장료를 없앤 공만 가져가고 문화재 관람료 문제는 외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여당의 국회의원이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사찰과 스님들을 조롱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통행세를 받는 산적 취급을 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사기꾼 집단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문스님은 “‘봉이 김선달’ 발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조계종의 면담 요구를 거절하는가 하면, 계속되는 사과 촉구를 무시해 왔다”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10월 21에는 자신의 주장이 맞고 그것이 국민 여론이라고 하며 불교계를 무시하는 오만한 행보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계의 분노가 들끓게 되자 50여 일 만인 11월 25일 사과를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조계사를 찾아왔지만 이미 사후약방문인 겉치레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질타했다.

이날 승려대회에는 황희 문화부체육관광부 장관의 영상 상영이 대회 마지막에 있었지만 성난 불자들과 스님들의 반발에 상영이 중간에 중단됐다. 당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접적인 사죄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각 지방 사찰 참가자들의 거센 반발로 대회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정 의원 역시 조계사를 찾아 사과하려고 했으나 행사장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오늘 여기 오라고 해서 오는 중에 그냥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들었다)”며 곧 국회에서 사과 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계종에서 (행사장) 입장을 반대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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