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날개 단 하이닉스, 2000억 적자서 ‘효자’로 탈바꿈했다

곽도영기자 , 서형석기자

입력 2022-01-19 18:18:00 수정 2022-01-19 18: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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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2021.2.1/뉴스1

“위기이자 기회다.”

2011년 SK가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회사 내부에선 이런 얘기가 나왔다.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2012년 2월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성은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연간 적자 2000억 원 대로, SK가 3조4000억 원에 인수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71조5000억 원(추산)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는 SK하이닉스를 발판으로 키옥시아(옛 도시바)와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2000억 적자 ‘미운오리새끼’에서 ‘K-반도체 핵심’으로
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시가 총액은 95조3680억 원으로 SK에 편입됐던 2012년 2월 14일 16조3140억 원 대비 5.8배 성장했다. 인수 당해연도인 2012년 2273억 원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2조3000억 원(증권업계 추산)을 웃돈다. 직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17,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인 성장 외에도 SK하이닉스의 성공은 에너지(SK이노베이션)·통신(SK텔레콤) 등 내수 비중이 높았던 SK그룹의 ‘나머지 한 쪽 날개’를 달아줬다.

인수 검토 시기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고 대규모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최 회장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을 필두로 해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수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최근 5년간은 매년 10조 원 안팎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과 2018년, 2021년 각 3년마다 M14·M15·M16 공장을 신규 준공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SK그룹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효자’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2년 8%에 불과했던 비중이 세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내수 위주였던 그룹 포트폴리오도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서의 다른 한 축을 완성하게 됐다.


● AI·메타버스·첨단 반도체 투자 나서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자체로는 지난해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1차 완료 등을 계기로 D램 시장을 넘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로 사업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미국에서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이끌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으로 앉히며 직할 체제를 갖췄다.

SK의 ‘ICT 연합’이 투자 주체로 등장했다. 박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 간담회에서 1조 원 이상의 공동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해 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의 큰 획을 그은 이벤트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에, SK는 첨단 IT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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