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핀테크 자산관리 시장 2030세대 유입돼 급성장

신지환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2-01-14 03:00 수정 2022-01-14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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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5분이면 가입 OK, 24시간 모니터링 등 가능해
100만명 AI 자산관리 앱 이용, ‘AI 포트폴리오’ 투자성적도 좋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2조 육박


“투자, AI help you?”(투자, AI가 도와 드릴까요?)

회사원 윤모 씨(30)는 최근 이 같은 광고에 끌려 인공지능(AI)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시작했다. 윤 씨는 “AI가 나의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알아서 돈을 굴려 주기 때문에 편하다”며 “일단 240만 원을 넣었는데 한 달 새 16%의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AI 기반의 핀테크 자산관리 시장이 투자에 눈뜬 2030세대의 유입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100만 명 이상이 주요 AI 자산관리 앱에 가입해 투자를 맡기거나 자문을 하고 있다. AI를 앞세운 핀테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이자 증권사 등 기존 금융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 AI 자산관리 시장 2조 원 육박

13일 코스콤에 따르면 AI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1조8817억 원 규모(운용 자산 기준)로 커졌다. 2019년 말(9645억 원)과 비교하면 2년 새 갑절로 성장한 것이다.

이 가운데 자산관리 앱을 내놓고 투자 자문이나 일임(대행) 등을 해주는 핀테크 ‘파운트’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 원에 이른다. 파운트 가입자는 30만 명으로, 1년 새 21만 명 급증했다. 마찬가지로 앱을 통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AI 핀테크 ‘핀트’는 현재 64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1년 전(31만 명)보다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AI 자산관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소액으로, 간편하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사에선 고액 자산가들이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지만 핀트는 최소 20만 원, 파운트는 최소 10만 원을 맡기면 AI가 돈을 굴려준다. 이 같은 매력에 20, 30대 젊은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실제로 핀트 가입자의 82%가 20, 30대다.

AI가 전 세계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 때문에 투자 성적도 높은 편이다. 핀트와 파운트의 지난해 연평균 수익률은 10∼20% 수준으로 연간 코스피 상승률(3.63%)을 크게 웃돈다. 금융권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5분이면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사람이 할 수 없는 24시간 모니터링, 자동 리밸런싱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증권사도 AI 기술 고도화


기존 금융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11일 증권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연금S톡’을 선보였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입자의 투자 성향과 정보를 분석해 연금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시장 상황과 생애 주기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정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키스라’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6월 자체 기술을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 ‘키우GO’를 내놓은 키움증권은 6개월간 12만 명이 이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우GO의 기능을 확장시켜 AI 기반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고 업체 간 기술 차이도 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수익률이나 투자 상품을 공개하는 공시 체계를 개선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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