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車 산업 트렌드는?…가치사슬 변화·시험대 오르는 전기차

뉴스1

입력 2022-01-10 11:31 수정 2022-01-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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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윤일지 기자

올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요 트렌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가치 사슬의 변화, 전기차(BEV) 산업 등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친환경차(xEV) 중심의 판매 회복세와 반도체 수급난을 동시에 겪은 최근 자동차 산업 여건에 착안해 ‘2022년에 주목해야 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5대 트렌드’를 제시했다.

5대 트렌드는 Δ글로벌 자동차 산업 가치사슬의 변화 Δ본격적 시험대에 오르는 전기차(BEV) 산업 Δ중국차의 세계시장 약진 Δ차별화에 고심하는 완성차 기업 Δ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첫 번째 트렌드로 ‘자동차 산업 가치 사슬의 지각 변동’을 제시하며 “친환경차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산업 정책 및 해외 투자유치 정책 등이 글로벌 자동차 가치사슬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원자재 수급 불안 및 에너지 위기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세계적인 공급망 디커플링 기조 아래에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는 대외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 정부와 업계는 자원 부국의 원자재 수출 통제와 유럽 내 에너지 수급 위기 등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변화는 선진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 중국의 신투자 유치 정책 등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의 경우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국 내에서 노조가 결성된 완성차사에서 생산된 친환경차에 한해 추가 세재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한 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유럽연합이 발표한 탄소국경조정제도 입법안이 승인됨에 따라 2023년부터 각국의 유럽향 자동차 수출비용이 증가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투자요건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21년 외국인 투자접수 특별관리조치’를 통해 외국 완성차사가 지분 100%로 승용차 제조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분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자원부국의 원자재 수출통제로 인한 수급 불안 및 유럽 내 에너지 위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경우 리튬이차전지 음극재 재료인 흑연과 모터 소재인 희토류의 공급 부족 전망과 수출 통제 강화에 주목해야 하는데, 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재료인 흑연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대 생산지인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는 등 흑연의 편재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희토류와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가 전기차 모터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생산기업과 연구기관 5곳을 통합해 ‘중국 희토류그룹’을 출범시키며 세계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통제와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도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재료의 하나인 니켈의 수출통제로 해외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유럽 역시 러시아 대(對) 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촉발된 유럽 내 전력요금 상승 및 에너지 수급 위기가 존재한다.

에너지 위기도 고려해야 한다. 계절성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발전 감소, 천연가스 수급 불균형, 탄소배출 비용 인상 등의 복합적인 원인으로 최근 수개월 동안 에너지 가격은 3~4배 가량 폭등했다.

자동차연구원은 이같은 공급망 디커플링 기조 아래에서 ‘제조 강국’인 한국은 자동차 공급망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노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내 생산품에만 부여되는 세제 혜택과 탄소배출 비용 등을 고려해 완성차사는 고부가 가치 부품사와 선진국 동반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곧 국내 부품 생산기반의 약화를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 뉴스1

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주요 이슈였던 요소수, 차량용 반도체 외에도 올해에는 리튬이차전지 주요 원재료의 안정적 수급 이슈 및 유럽 내 에너지 위기에 따른 공급망 영향 이슈가 제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연구원이 올해 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두번째 트렌드로 꼽은 것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전기차(BEV) 산업’이다.

주요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업계의 호응이 더해지며 자동차 전동화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가격 저감 지연, 전기차의 친환경성·경제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 등으로 올해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 속에서 산업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가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EU, 일본, 중국 등은 앞다퉈 ‘탄소중립’ 달성을 국가 중심 의제로 상정했다. 수송 부문의 친환경화를 위해서도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를 적극 지지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도 테슬라의 성공적 사업 확장을 필두로 전기차 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기존 주요 완성차 기업과 스타트업이 전기차 사업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전세계 친환경차(xEV) 판매량은 1000만대를 초과할 것이 확실하며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은 약 430만대로 전년 대비 93.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자동차연구원은 다만 전기차 가격 저감 지연 및 친환경성·경제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반도체 수급 문제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및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전기차 가격 저감은 기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자동차 반도체 누적 주문량이 이미 2022년도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등 수급난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고,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코발트의 가격 인상 등으로 전기차 원가 상승 압력 역시 존재한다.

자동차연구원은 “2025~2026년으로 예상된 내연기관차·전기차 가격 동등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각국의 구매보조금 정책 방향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는 그동안의 판매량 급증세가 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요국에서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평가를 제품의 전(全) 주기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EU와 중국, 일본 등은 탄소중립 관련 제도화에 앞서 자동차의 생산-활용-폐기·재활용 등에서의 종합적인 환경 영향을 평가하는 ‘전주기 평가(LCA)’ 도입을 논의 중이다.

자동차연구원은 LCA 결과 현 시점에서 전기차의 친환경성 우위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주력화 시점을 늦추고 단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UN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다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관한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것 역시 이같은 불확실성을 염두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 뉴스1

아울러 제품의 혁신성 및 시장 변화에 관심이 높은 ‘얼리 어답터’와 달리 향후의 전기차 주류 소비자는 경제성에 초점을 두고 전기요금 인상 등의 리스크를 고려해 전기차에 대한 구매를 주저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지속되겠지만 전기차 산업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도 함께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연구원은 “전기차 산업은 친환경이라는 윤리적 가치 이면에 국가·기업 간 경쟁이라는 동인이 있고 현재로서는 주류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의 효용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분명이 인식해야 한다”면서도 “올해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함께 전기차 산업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가 부상할 것으로, 각국 정부와 업계의 대응 전략에 따라 전기차 확산 속도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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