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트’ 앞세워… 울산의 정체성 담는다

울산=김태언 기자

입력 2022-01-07 03:00 수정 2022-01-0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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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어제 문열어
미디어전용관 갖춘 첫 공공미술관
‘비디오아트’ 탐벨리니 작품 상영
국내외 작가 16명 특별전도 열려


울산시립미술관 실감 미디어 전용관에 투사되고 있는 알도 탐벨리니의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원주민들이다’(2020년). 탐벨리니는 평생 영상매체를 통해 ‘검은 공간’을 연구해 왔다. 울산시립미술관 제공

5일 울산 중구 ‘울산시립미술관’.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백남준의 ‘수풀 속 케이지, 숲의 계시록’(1992∼1994년) 앞에 전시 잔해와 소음이 뒤엉켰다. 미술관은 개관을 하루 앞두고 전시 마무리에 한창이었다.

이 지역의 첫 공공미술관인 울산시립미술관은 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담아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술관’을 지향한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같은 비전을 가진 세계 미술관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국내 작가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5개 전시실로 구성된 미술관은 공간 곳곳에서 정체성을 드러낸다.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전시 공간은 실감 미디어 전용관이다. 바닥을 포함한 사면에 영상이 투사된다. 비디오아트 분야에서 유명한 미국 작가 알도 탐벨리니(1930∼2020)의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원주민들이다’(2020년)가 상영 중이다. 1969년에 제작된 2D 작품을 실감형으로 구현해 빅뱅(대폭발)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 탐벨리니와 만난 국내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기업 대표의 제안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탐벨리니 사망 직전에 완성됐다. 이 작품은 4월 17일까지 볼 수 있다.

개관특별전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가 열리고 있는 메인 전시장도 인상적이다. 가로가 긴 전시장에는 카미유 앙로(프랑스), 히토 슈타이얼(독일), 김아영 등 국내외 작가 16명의 미디어아트 작품이 설치돼 곳곳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현장에선 “비엔날레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람료는 1000원.

개관을 맞아 미술관은 유휴 공간인 울산 동구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도 무료 전시를 진행한다. 백남준의 ‘거북’(1993년)을 포함한 미술관의 소장품 29점으로 구성된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 신인작가 24인의 작품 100점을 선보이는 ‘대면_대면 2021’이다. “산업수도에서 생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변모해 가는 울산의 정체성을 담고 싶었다”는 서 관장의 의도를 짐작하게 된다. 4월 10일까지.

울산=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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