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마지막까지…금융공기업에 또 다시 ‘낙하산’ 논란

뉴시스

입력 2022-01-06 10:13 수정 2022-01-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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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기 금융권에 또 다시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신보)에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도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보는 전날 신임 상임이사로 조충행 전 금융위원회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과장급)을 선임했다. 조 상임이사는 1963년생으로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국 국제금융과·정책홍보관리실·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 사무관을 거쳤다. 이후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과·서민금융과 사무관, 행정인사과 팀장, 금융공공데이터담당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신보 측은 과거 조 상임이사가 과거 재경부에서 은행제도과, 금융위서 서민금융과 등을 두루 거친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노초 측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분류하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 측은 그간 신보 상임이사가 임기 2년에 한 차례 연임(1년)으로 3년까지 자리를 채우는 것이 관례였던 만큼, 전임 박창규 상임이사가 2년 임기만에 물러나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조 신임 상임이사인 출근 첫날인 지난 5일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신보 뿐 아니라 캠코도 낙하산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등에 따르면 캠코는 오는 1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인 부실채권 정리를 담당하는 금융본부장 상임이사직에 국방부 산하 방위사업청 부이사관 A씨를 내정했다.

A씨는 방위사업청 무인기사업팀장, 국방부 방위사업개선팀 파견, 방위사업청 기획조정관과 무인사업부장 등을 거친 인물로, 노조 등에서는 금융부실을 해결하는 공공기관과 전혀 맞지 않는 인사라고 강력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캠코 측은 중소기업과 사업재편기업 등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캠코가 가진 금융 전문성에 더해 공적부문과 산업기술의 접점에서 혁신을 이끌 임원을 새롭게 선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방위사업청은 방위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우주·반도체·인공지능(AI)·드론·로봇산업 등 신산업 육성, 수출 지원 등 방위 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며 “실제 후보자는 방위사업청 사업 예·결산을 총괄하는 기획조정관 및 신사업과 계약을 직접 추진하며 민관협력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측은 “금융부실 해결을 전담하는 금융공공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런데 이런 막중한 역할을 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금융본부 담당임원에게 국방부 출신 인사를 앉히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캠코 상임이사는 최고경영자인 사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현재 캠코 사장이 공석인 틈을 타 정부가 ‘날치기 인사’를 감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 측은 정부가 이번 인사를 철회하지 않는 한 한국노총 등 전 노동계 및 민주시민 연대를 통해 투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한편 최근 신보와 캠코 외에도 금융권에 낙하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수조원의 정책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에 금융 경력이 전무한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선임돼 논란이 일자 결국 자진사퇴한 일도 있었다. 이전에도 황 전 행정관은 2019년 유암코 상임감사로 내정될 때도 관련 경력이 없어 문제가 됐었다.

또 예탁결제원도 한유진 전 노무현재단 본부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하려다 논란에 시달렸다. 한 전 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2012년,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특보로 활동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일한 경력은 전무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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