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다가오는데…” CJ대한통운 파업 장기화에 소비자 분통

뉴시스

입력 2022-01-05 05:22 수정 2022-01-0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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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입니다. 이번 CJ택배 파업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지만 노조는 자기네 주장만 하고 CJ본사는 아무 대안도 없이 손만 놓고 있어 피해가 막심합니다. 매출하락, 반품으로 인한 매출 손해, 재사용할 수 없는 포장상자 비용은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습니다. 업체의 물건을 담보로 잡고 시위하는 노조나 노조에서 잡고 안 돌려주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본사나 해도 해도 너무 합니다.”(소상공인 A씨)

지난해 12월28일부터 시작된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이 장기화하며 소비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의 파업에는 CJ대한통운 기사 2만여명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명 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전체 택배기사의 8% 수준에 불과하지만 조합원이 몰린 성남·부산·울산·창원·광주·대구 등 일부 대리점에서 배송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파업 참가자가 많아 배송이 원활하지 않은 일부 대리점의 택배 접수를 중단하고 기존에 접수된 제품을 반송하고 있다. 파업 참가자가 적을 경우 대리점장·비조합원 택배기사들이 물건을 나눠 배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물량의 2~3% 가량인 40만건에 이르는 택배 배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파업을 접고 다시 일터로 돌아오는 택배기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업에 참여한 일부 택배기사들은 접수된 택배를 운송하지도 않으면서 반송도 막고 있어 택배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스토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B씨는 “코로나로 매출이 반토막난 상황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감사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파업으로 주문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취소 처리를 하고 있고, 매출까지 곤두박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C씨 역시 “곧 설 대목을 준비해야 하는데 파업이 이어지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소비자 D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주문한 겨울옷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빨리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E씨 역시 “반품도 안 되고, 찾으러 가지도 못하고, 배송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CJ그룹 본사 앞에서 ‘총파업 3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1월3일은 지난해 5월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분류작업에서 완전 제외되는 역사적인 첫날”이라며 “노조가 긴급하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참담함을 넘어 참혹하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날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1만6000여명을 상대로 설문 링크를 발송했는데, 응답자 958명 중 63.8%는 ‘분류인력에 의한 분류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진 위원장은 “우리 노동자들이 여전히 회사의 탐욕에 분류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미 시작한 투쟁의 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노조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소비자 상품을 볼모로 한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코로나19 극복과 국민들의 일상 회복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기준 연평균 소득 8518만원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고,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회사는 새해부터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지 않도록 5500명 이상의 분류지원인력을 투입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력부족 등의 사유로 택배기사가 불가피하게 분류작업을 해야 할 경우 비용을 지불하고, 전체 작업시간이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류인력 투입 등 사회적 합의 이행 사항은 정부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있으며, 점검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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