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알약, 고령자-재택치료자에 우선 처방… 1월 하순 첫 투약

이지윤 기자 , 김소영 기자 , 임보미 기자

입력 2021-12-28 03:00 수정 2021-12-2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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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도입 코로나 치료 알약 Q&A

미국 화이자의 먹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팍스로비드’. AP 뉴시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먹는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7일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현장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도 마련됐다.

먹는 치료제는 기존 주사제 등에 비해 사용이 간편해 재택치료 환자들이 입원 또는 사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유행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이날 승인된 팍스로비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와 관련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 봤다.

○ 증세 약한 고위험 확진자부터 처방
―언제부터 복용할 수 있을까.

“팍스로비드가 국내에 들어오는 건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이다. 각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배송되고 처방이 이뤄지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첫 투약은 1월 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먼저 복용하나.


“12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 △만성 폐질환, 당뇨병, 암, 비만 등 기저질환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에 먼저 처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중증 악화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먹는 치료제는 상대적으로 증상이 약한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게 처방한다.”

―집에 있는 코로나 환자는 어떻게 먹을 수 있나.

“팍스로비드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나 재택치료자에게 우선 투약한다. 현재 재택치료자가 주사형 치료제를 맞으려면 방역택시를 타고 단기·외래진료센터에 들르거나 구급차로 응급실에 가야 한다. 반면 알약은 집에서 혼자서도 복용할 수 있어 재택치료자 위주로 처방할 계획이다. 의사가 전화 등 비대면 진료를 통해 처방하면 약국이 관할 보건소와 협의한 대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복용하나.

“분홍색 약 2개와 흰색 약 1개 등 총 3개의 알약을 하루 2번씩 5일간 먹는다. 5일 동안 30알을 먹는 것이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안에 먹기 시작해야 한다. 약은 상온에 보관한다.”

―약값은 얼마이고 누가 내나.

“국내 구매 가격은 제약사와의 계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계약 금액은 1명당 약 530달러(약 63만 원)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환자 본인 부담은 없다.”

○ 협심증약, 수면제 등 함께 복용하면 안 돼



―다른 약과 함께 먹어도 되나.


“항협심증제인 라놀라진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체내 성분 농도가 지나치게 올라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심바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과 아미다론(항부정맥제), 페티딘(진통제), 클로자핀(조현병 치료제), 미다졸람(수면제), 콜키신(통풍 치료제), 실데나필(발기부전 치료제) 등 21개 성분도 마찬가지이다. 아팔루타이드(항암제) 등 6개 성분은 팍스로비드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약을 먹고 있다면 팍스로비드를 복용해선 안 된다. 방역당국은 팍스로비드 처방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금기 약물 투약자를 걸러낼 예정이다.”

―다른 부작용 위험도 있나.

“간이나 콩팥에 중증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도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식약처 자문단은 임산부의 경우 위중증 위험이 높을 때만 투여하고, 수유는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른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미각 이상과 설사 등 경미한 부작용이 보고됐다. 부작용 피해 환자는 구제와 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나.

“팍스로비드는 ‘델타 변이’ 감염자를 포함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입원 및 사망 위험을 88%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요한 효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이 효소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있기 때문이다.”

○ 1월 약 2만 명분부터 도입 시작



―계약한 물량은 충분한가.


“정부와 화이자는 내년에 36만2000명분을 들여오는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월평균 3만 명분이다. 처음 들어오는 1월엔 2만 명분 정도가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주간 60세 이상 확진자가 5만 명 이상 나왔고, 이 중 2만 명 넘게 입원한 점을 감안하면 치료제 물량이 충분하다고 보긴 어렵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더 확산한다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 치료제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코로나19 백신 때처럼 갑자기 공급이 끊기지 않을까.

“정부는 화이자와 월별 도입 물량까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약사가 이를 어겼을 때 불이익(페널티)을 가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반영했는지는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다. 올 8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연됐을 때는 페널티 조항이 없어 문제가 됐다.”


―미국 머크 치료제도 계약했다는데….


“정부는 머크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을 선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다만 몰누피라비르는 최종 임상 결과에서 입원 사망 예방 효과가 30%에 불과하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가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긴급사용을 승인할지가 관건이다.”

―국내 제약사도 먹는 치료제를 개발하나.

“국내에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은 제약사가 2곳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설계된 임상시험의 특성상 참여자를 구하기 어려워 큰 진척이 없다. 전문가들은 늦더라도 방역 주권을 위해 국산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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