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보유세 동결’ 꺼낸 당정

최혜령 기자 , 김호경 기자 , 최동수 기자

입력 2021-12-21 03:00:00 수정 2021-12-21 03: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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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 완화]
이재명 ‘재산세-건보료 유지’ 제안에 당정 “공시가 상승 따른 세부담 완화”
내년 보유세에 올 공시가 적용 검토… 1주택 고령자 종부세 유예도 추진
野 “국민 우습게 아는 조삼모사 땜질”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주택자에 대해 내년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산정할 때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사실상 보유세를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 1주택자 중 종부세 대상자에게는 한시적으로 종부세 납부를 미뤄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부동산 민심 악화를 우려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요구에 정부도 개선책 마련을 약속하고 나선 것.

당정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시가격 관련 제도 개선 협의를 갖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이 후보는 “민생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이 후보의 주장에 당정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예정대로 추진하되, 이 후보가 제안한 재산세 건강보험료(건보료) 현상 유지 등은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당정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각종 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민주당 송기헌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게 되면 재산세가 동결된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공시가격을 토대로 산정되는 건보료, 기초연금 등은 올해와 내년이 동일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당과 정부는 고령층 1주택자 종부세 유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종부세 부과 대상) 1가구 1주택자는 총 13만 가구 정도 되고, 그중 고령자가 6만 가구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취약 지지층으로 꼽히는 수도권의 60대 이상 유권자층을 고려한 조치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은퇴한 상태에서 1주택을 가지고 있지만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부담이 커진 계층의 부담을 적극 덜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또 현재 재산세에 60%를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하향 조정해 세금을 낮추거나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2주택 이상 보유자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견도 있어 현실화 과정까지는 적잖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당정은 21일에도 만나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관련 실무 협의를 갖는다.

당정의 이런 논의 내용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조삼모사 땜질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내년 보유세에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후년 보유세에는 내년 공시가격을 적용한다는 얘기인가”라며 “세금 부담 급증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한시적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정, 내년 보유세에 올해 공시가 적용 검토… 1년짜리 세금 동결
당정 추진 ‘보유세 완화’ 방안은
올 공시가 기준으로 내년 보유세 부과
재산세 1.3배-종부세 1.5배 상한 손질
稅정할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올해 공시가 기준으로 부과하는 등의 보유세 완화 방안을 추진한다. 주택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세 부담까지 급증할 경우 ‘부동산 민심’이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납세자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보유세가 급증하는 것은 조정할 필요가 있지만 정치적 계산에 따른 ‘땜질 처방’으로 조세의 기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과 정부는 20일 당정 협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1주택자 보유세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보유세 부담이 높아진 것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이 직접적인 계기다. 이에 따라 시세 대비 공동주택 공시가는 올해 70.2%, 내년 71.5%로 오른 뒤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높아진다. 당정은 일단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을 기존 계획(71.5%)대로 두기로 했다. 1년 만에 핵심 정책을 뒤집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을 내년 3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 중 핵심은 내년 보유세를 올해 공시가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매년 달라지는 보유 가치를 평가해 과세하는 게 보유세의 기본 원칙”이라며 “세법의 골격까지 건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조차 “강도가 상당히 센 방안”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장 내년에 1년 전 공시가를 기준으로 보유세를 매기면 이후 과세 체계가 혼란에 빠진다. 2023년부터 보유세 부과 기준을 정상화할 때 2년 치 공시가 상승분이 반영돼 보유세가 급증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매년 전년도 공시가로 보유세를 부과한다면 공시가 현실화 취지가 무색해지는 ‘딜레마’에 빠진다.

당정이 검토하는 세 부담 상한 제도는 올해 세액을 전년도 세금의 일정 비율 이내로 제한하는 장치다. 1주택자의 재산세는 전년도의 최고 1.3배, 종부세는 1.5배가 상한선이다. 세법을 개정해 세 부담 상한을 낮추면 보유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 인하 가능성도 있다. 현재 재산세 부과 시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60%, 종부세는 올해 95%가 적용된다. 내년에는 이 비율이 100%로 오를 예정이다. 이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다만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대폭 인하하지 않는 한 세 부담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당정은 올해 도입하려다 무산된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부동산과 세제 전문가들은 과도한 세 부담을 낮추는 건 필요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급조한 정책이라 신뢰를 얻긴 어렵다고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 현실화를 목표로 추진했던 정부와 여당이 그간 정책에 대한 반성도 없이 전면 재검토에 나서 정책의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보유세 부담 급증은 집값 상승과 보유세 강화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정부는 2018년 ‘9·13대책’과 2019년 ‘12·16대책’에서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다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선을 높였다. 지난해부터 공시가를 시세에 가깝게 올리는 현실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매물 유도’를 명분으로 무리하게 보유세를 높여놓고 선거를 앞두고 1년짜리 정책을 급조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종부세 부과 이후 투기와 무관한데도 보유세가 급증한 선의의 피해자들이 적지 않았다”며 “이들에 대한 부담 완화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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