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크리스마스는 국내에서…27일 文 대통령 간담회 후 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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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20 12:09:00 수정 2021-12-20 14: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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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0월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도착, 이재용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10.10/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말을 맞아 다시 해외 출장에 나설지 주목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크리스마스(25일)는 국내에서 보낸 뒤, 연말 법원 휴정기에 출장에 나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2월27일부터 1월7일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를 갖는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이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데, 이달 23일 재판을 하고 나면 다음달 13일까지 20일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 법원 휴정기에는 이 부회장의 사례처럼 불구속 피고인의 형사재판은 대부분 열리지 않으며, 이 부회장 사건 재판부도 휴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 시점은 크리스마스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기업 총수 청와대 초청행사 참석을 염두에 두고 스케줄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삼성·현대차·SK·LG·포스코·KT 등 국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의 총수 및 최고경영자를 초청해 감사를 표할 예정인데,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이 초청 대상이다.

중동 출장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ㅏㄴㄴ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UAE 아부다비에서 조그만 회의가 있었고, 전 세계에서 각계 방면에서 전문가들이 오셨다“며 ”여기에서 세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각 나라나 산업에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2021.12.9/뉴스1 © News1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지난 18일부터 거리두기가 강화됐고,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까지 감안할 때 청와대가 만남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27일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행사에 초청돼 청와대를 찾는다면,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처음이자, 1년10개월여 만에 공식 석상에서 대면한다.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과 6개 그룹 대표 및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 이후 공식 행사에서 마주 앉은 적이 없다.

올해 6월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를 불러 오찬 간담회를 가졌을 때, 삼성에서는 당시 수감 중이던 이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했고, 이 자리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재계를 대표해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했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재계의 사면 요구를 경청했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공여횡렴 혐의로 재수감된 이 부회장은 사면이 아닌 취업 제한 등 경영 활동에 적잖은 제약이 따르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특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연말 사면 대상에도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 사면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대면한 뒤 연말 출장에 나서면 지난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3번째 해외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1월, 5년 만에 미국 출장을 다녀온 데 이어, 이달 6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다녀왔다.

이번 해외 출장지로는 중국, 유럽, 북미 등이 다양하게 거론된다. 중국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가 있는 국가이자,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올해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거둔 144조7308억원의 매출 중 중국은 가장 많은 30%의 비중을 차지했고, 미주가 29%로 뒤를 잇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미주가 28.6%으로 중국(26.3%)보다 매출 비중이 컸지만, 올해는 중국 매출 비중이 더 커졌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스마트폰, 가전과 같은 완제품보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에 집중돼 있는데, 중국 스마트폰·가전 업체의 성장 영향으로 최근 편중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 가장 최근 중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5월로, 이 부회장은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공장을 찾아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북미 지역 출장길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출장 기간 동안 캐나다의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하고, 이어 미국을 방문해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는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 등에 대한 최종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2021.11.14/뉴스1 © News1
유럽도 유력한 출장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Taylor)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팹 건설을 확정한 뒤, 반도체 제조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적기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본사를 둔 ASML이 독점 생산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하고,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재차 북미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미국 출장에서 만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버라이즌, 모더나 외에도 애플, 베스트바이 등 이 부회장과 만남을 예상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사가 여럿 남아 있다.

북미를 다시 찾을 경우 내달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박람회인 CES를 들를 수도 있다. 2년 만에 오프라인을 열리는 CES에서 삼성전자는 1600여개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부스를 운영하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기조 연설을 하는 ‘간판’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비록 이 부회장이 2013년을 마지막으로 CES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전과 달리 취업제한과 재판 등에 발목이 묶여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CES가 주요 기업 CEO들과 만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도 출장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이 한동안 지속될 예정인만큼, 연말 법원 휴정기처럼 틈이 나는 대로 이 부회장이 출장 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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