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씨 초코파이에 당근김치까지… 현지 입맛 가미한 K푸드

김하경 기자

입력 2021-12-20 03:00:00 수정 2021-12-20 03: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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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시장 공략

최근 국내 식품 회사들은 해외 시장을 늘리기 위해 현지인들의 입맛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리온의 양귀비씨맛 초코파이와 대상의 당근김치 제품. 오리온·대상 제공
‘양귀비씨맛 초코파이, 케일김치, 요리 위에 뿌려 먹는 고추장….’

한류 열풍에 따라 이른바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 회사들이 기존 자사 제품에 현지 음식 문화의 특색을 가미한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각국 고유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만큼 제품의 맛을 현지화하는 전략 없이는 식품시장의 진입장벽을 넘기 힘들어졌다고 분석했다.

○ 초코파이부터 김치까지 현지화 전략

오리온은 지난달 중순부터 양귀비씨맛 초코파이(정식 명칭 초코파이 마크구숀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양귀비’라고 하면 마약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러시아에서 양귀비씨앗은 톡톡 튀는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베이커리, 과자 등에 넣어 즐겨 먹는 재료다.

양귀비씨맛 초코파이 출시는 현지화 전략의 하나다. 오리온은 러시아인들이 시골 별장 텃밭에서 베리류 농사를 지어 잼을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기는 문화에 착안해 그동안 라즈베리, 체리 등 10종의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러시아에서의 초코파이 매출은 2018년 540억 원에서 지난해 770억 원으로 42.6% 늘었다. 오리온 관계자는 “양귀비씨맛 초코파이도 러시아 현지의 판매원과 딜러 등의 의견을 반영해 기획하게 됐다”며 “러시아 초코파이 제품 종류가 확장되면 카자흐스탄 등 인근 국가로의 수출로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초코파이는 한국에선 4가지만 팔리지만 베트남과 중국에서는 각각 5종, 6종이 판매되고 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할 때는 마시멜로의 원료로 기존의 돈피에서 추출한 젤라틴 대신 우피 젤라틴을 사용하고 할랄 인증도 받았다.

○ 보편적인 맛 대신 현지의 맛으로 승부
‘종가집 김치’로 유명한 대상은 미국과 유럽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인 양배추와 케일, 당근을 활용한 김치 3종을 선보였다. 고추장과 쌈장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걸쭉한 제형과 달리 묽은 형태로 만들었고, 액젓 등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은 비건 제품으로 출시했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에는 김치나 고추장 등을 수출하면 대부분 현지에 거주하는 해외 교민과 아시아인들이 구매를 했는데, 최근에는 현지인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한식이 주식이 아닌 외국인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제품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도 올 9월 한국 전통 고추장을 재해석한 매운맛 소스 ‘갓추(Gotchu)’를 미국 시장에 내놨다. 숟가락으로 퍼내지 않고도 요리 위에 뿌리거나 디핑 소스처럼 찍어먹을 수 있도록 액상 형태로 개발했다.

전문가들은 현지화 상품 출시는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카콜라처럼 유니버설한 맛으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경우는 극소수”라며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 식품에 생긴 일시적인 관심을 지속시키려면 앞으로도 계속 현지화 상품을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가까이 지속돼 온 코로나19 상황이 현지화 상품 출시를 더 촉진시켰다는 분석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그 나라 특유의 환경이나 소비자 특성에 맞춰야 시장에서 판매를 증대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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