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추간공확장술 시행… 허리치료 ‘골든타임’을 잡아라

태현지 기자

입력 2021-12-08 03:00:00 수정 2021-12-08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 광혜병원
척추 협착 진행시 장기간 통증 참으면, 신경까지 손상돼 ‘신경병증성 통증’ 유발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 기간-비용 늘어나… ‘추간공확장술’로 조기 치료해야 회복 빨라


신경병증성 통증까지 진행된 경우 신경 회복을 위해 면역통증센터 신경재활치료실과의 협진으로 생체전류치료를 진행한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주부 P 씨(68)는 오랜 기간 허리통증으로 고생해왔다. 그동안 시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몇 차례 받았지만 진통제와 여러 민간요법으로 참고 견뎌왔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돼 얼마 전부터 발 처짐 현상이 나타났고 점점 다른 증상들도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P 씨는 척추관 협착증에도 장기간 치료 없이 참아온 터라 해당 신경 손상도 일부 진행돼 신경병증성 통증 양상까지도 나타난 상태”라며 “추간공확장술로 오랫동안 시달렸던 주요 통증의 원인은 치료했지만 손상된 신경을 재생(재활)하기 위한 추가적인 처방이 필요한 사례”라고 전했다.

척추질환은 통증의 원인을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참고 견디다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P 씨처럼 장기간 협착이나 유착이 진행되다가 하지 쪽의 운동신경을 관장하는 신경가지 부분에 대한 심한 물리적 압박이나 생화학적 신경염증 등으로 신경 손상이 본격화되면 소위 발 처짐 현상같은 특이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기간이 길수록 회복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 치료 난도 증가는 물론이고 회복 가능성도 급속도로 낮아지기 때문에 척추질환 발생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에는 신경다발에서 분기된 신경가지(신경절)와 자율신경, 혈관 등이 지나는 통로인 추간공이 있다. 추간공 내외측은 인대가 거미줄처럼 얽혀있기 때문에 생화학적 염증이나 유착, 협착에 매우 취약하며 이는 척추질환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박 병원장은 “척추질환 치료를 위해 한국, 미국, 일본에서 특허받은 특수키트를 옆구리 쪽에서 문제가 있는 추간공으로 직접 진입하는 추간공접근법을 활용한다”며 “이를 통해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공간으로 염증유발 물질들을 배출하기 때문에 추간공이 기반이 되는 기계적·생화학적 통증 요인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뒤늦게 시술받으면 성공적으로 시술이 진행됐어도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고생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손상 막기 위해 초기 치료 중요


추간공확장술은 한미일의 특허받은 특수 키트를 이용해 신경을 압박하는 황색인대를 절제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배출하는 공간을 확보해 치료한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통증의 부위와 양상은 △협착이나 유착 등이 발생한 추간공이 요추 중에서도 어느 분절(마디)인지 △추간공 중에서도 내측·중앙부·외측인지 △동일 분절에 대해서도 좌측이나 우측의 편측인지 혹은 양측인지 △추간공 협착 원인이 후방부의 후관절이나 황색인대인지 전방부의 디스크인지 △생화학적 염증이 같이 발생했는지 △신경가지 외에도 자율신경이나 혈관이 통증에 영향을 주는 상황인지 등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통증과 관련된 신경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도 통증 양상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이상 징후가 포착됐을 때 최대한 빨리 관련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조치를 받는 것이 치료 예후를 높일 수 있는 것처럼 추간공확장술 역시 척추질환 초기에 시행해야 더욱 효과가 크다. 물론 배변·배뇨 장애, 심각한 외상이나 척수 종양 등과 같은 이유로 신경 손상의 정도가 심해 응급수술을 요하는 경우라고 하면 빠른 수술을 권장한다.


신경병증성 통증, 면역통증센터와 협진


추간공확술 개발자인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이 시술 집도하는 모습. 서울 광혜병원 제공
결국 통증은 신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 신경은 특성상 인체의 다른 장기나 조직들에 비해 재생 속도가 느리고 재생주기가 상당히 긴 편이다. 이러한 신경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물리적 손상 혹은 생화학적 염증 등에 의해서 손상돼 파생되는 질환을 통칭해 ‘신경병증성 통증’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척수 손상에 의한 신경병증성 통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말초 신경 병증, 항암화학요법 관련 말초신경 병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신경 관련 염증이나 손상이 장기간 지속돼 회복 불가능한 비가역적 손상의 비중이 큰 단계로까지 이르면 이때는 난치성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의 단계로 접어든다. 통증의 양상도 다양하고 통증 정도도 극심해 평생을 고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즉, 화재를 신경손상에 비유한다면 조기 진화하는 경우에 간단한 가재도구나 벽지 교체 정도로 해결이 되지만 조기 진압에 실패해 철골까지도 영향을 주게 되면 그만큼 보수가 힘들다.

박 병원장은 “추간공확장술 시술 전 첨단 장비와 시설, 숙련된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과 관련된 신경손상이 가역적 손상과 비가역적 손상 중 어떤 비중이 높은 지를 신중히 확인해야 한다”며 “최대한 가역적 손상이 높은 단계에서 추간공확장술 시술을 받기를 적극 권장하며 비가역적 손상 비중이 높은 경우라도 추간공확장술 시술 이후에 면역통증센터와의 협진을 통해서 최대한 추가적인 신경손상을 최소화하고 이미 손상이 진행된 신경을 재활(재생)을 통해 회복하는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