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유가 안정돼도 내년 정유사 호황 전망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입력 2021-11-30 03:00 수정 2021-11-30 03:07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내년 정유 업황은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구조적인 추세 상승이 예상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내년 글로벌 석유 수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이 참여한 ‘OPEC플러스’의 감산 종료, 미국 생산량 회복 등은 공급 증가 요인이다. 하지만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대규모 정제 설비 등이 폐쇄돼 공급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OECD의 석유 재고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고 내년에도 28억 배럴 수준(5년 평균 29억 배럴)으로 재고 부담 역시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 업황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내년 배럴당 5달러에 이르는 큰 폭의 상승이 기대된다. 특히 부진했던 등유, 경유, 항공유를 중심으로 마진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과 타이트한 공급으로 정제 마진의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유가가 하향 안정화되더라도 내년 정유사 실적이 과거 호황기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국제 유가는 연초 대비 60% 이상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요는 작년 2분기(4∼6월)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델타 변이에 따른 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백신 접종률 상승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우상향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화학 시황은 올해 1분기(1∼3월)까지 강세장을 겪은 이후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과 각종 공급 병목 현상으로 수요가 둔화되며 고점 우려가 불거졌다. 그러나 현재는 수요 회복이 공급 증가를 압도하고 있다. 수요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10% 증가한 반면에 산업생산(공급)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단기에 집중된 수요, 신흥국 생산 차질, 선진국 노동자 부족 등으로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서 높아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공급 병목 현상은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가운데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면서 화학 수요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되는 등 견조한 전방 산업 수요를 바탕으로 화학 업황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미국 등 선진국 중심의 재정정책이 재개되면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 경기가 개선될 예정이다. 4분기부터 반도체 부족이 점차 완화돼 내년 자동차 수요도 11%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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