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기자의 금퇴공부]청년은 연금저축, 중장년은 IRP
조은아 기자
입력 2021-11-22 03:00 수정 2021-11-22 17:37
몇 년 전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 납입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뿌듯했다. 20대 후반부터 10년간 매달 부은 연금저축이었다. 최근 월 수령예상액을 확인했더니 만 5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받을 돈은 월 16만 원이었다. 나중에 자녀나 손주에게 용돈 주고 밥 한번 사면 끝날 돈 아닌가 싶어 실망했다.
하지만 취재하다 만난 60세 퇴직자 A 씨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A 씨는 신혼 때인 30대 초반부터 매달 75만 원을 개인연금 상품 3개에 나눠 넣었다. 부인도 따로 상품에 가입해 ‘개인연금 맞벌이’를 했다. A 씨 부부가 국민연금 수령액을 합해 매달 받는 연금은 300만 원대. A 씨는 노후 버팀목이 미리 마련돼 있으니 퇴직금 2억5000만 원으론 오히려 은퇴 전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A 씨처럼 ‘개인연금도 맞벌이를 하라’고 조언한다. 월 수령액 16만 원이 아쉽다면 배우자에게 하나 더 가입시켜 월 현금 흐름을 30만 원 넘게 만들어두란 뜻이다. 노후엔 소소해도 꾸준한 현금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연금보험’을 ‘연금저축’과 헷갈리지 말자
개인연금은 보통 ‘연금저축’이라 부른다. 연금저축은 가입 연령 제한이 없다. 가입 기간은 5년 이상, 납입 한도는 연 1800만 원이다.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저축이 연금보험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둘은 분명 다른 상품이니 차이를 잘 알아두고 가입해야 한다. ‘연금저축’이란 말이 붙는 상품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가 낮은 편이다. ‘연금보험’은 연말정산 때 세제 혜택이 없다는 점에 주의하자. 그 대신 10년 이상 납입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연금을 수령할 때는 세금이 아예 붙지 않는다.
연금저축은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로 나뉜다. 연금저축보험은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자보호도 가능하다. 공시이율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가입자는 정해진 시기에 납입하게 돼 있다. 사망할 때까지 꾸준히 받는 종신형, ‘만 55세부터 20년간’ 식으로 받는 확정기간형이 있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보호가 안 된다. 실적이 배당되니 수익이 달라진다. 납입도 자유적립식이다. 확정기간형, 정액형이 있다.
연금저축 유형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다. 펀드가 작년 기준 연 17.25%였던 반면 신탁과 보험은 연 1.6∼1.7%였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등락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018년에는 연 ―13.86%였다.
○ 연금저축은 IRP보다 투자·인출 규제 약한 편
사적연금에 가입할 때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둘은 세액공제 연금상품이란 점에선 비슷하지만 여러 차이가 있다. 우선 세액공제 한도가 다르다. 연금저축은 연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IRP는 공제 한도가 연 700만 원까지다. 물론 두 유형에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그럴 땐 세제 혜택을 연금저축에서 연 400만 원까지, IRP에서 나머지 한도인 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투자 규제는 연금저축이 약한 편이다. 연금저축은 주식형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에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다. IRP는 위험자산에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해야 한다. IRP는 사적연금처럼 활용할 수 있지만 공식적으론 퇴직급여 계좌이기 때문에 퇴직금 보호를 위해 이런 안전장치가 있다. 다만 위험자산이어도 위험을 분산한 상품은 IRP에서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채권혼합형펀드, 금감원이 적격 타깃데이트펀드(TDF)로 인정한 상품이 이에 속한다.
중도 인출 요건도 연금저축이 더 유연하다. 일부 연금저축보험을 제외하면 연금저축은 대체로 중간에 돈을 뺄 수 있다. 다만 이럴 땐 세액공제를 받은 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한다. IRP는 법에서 정한 ‘불가피한 사유’로 인정받아야 일부 인출이 가능하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보증금 마련, 6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할 때, 개인회생·파산, 천재지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15일 이상의 입원이 필요할 때 등이 이런 사유에 해당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사회초년생은 공격적 투자를 선호하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수 있으니 연금저축이 더 적합하다. 큰돈이 들어갈 시기가 지난 중장년층은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쌓아두기 좋은 IRP에 가입하는 게 낫다.
○ 세제 혜택보단 중도 해지 가능성을 따져보자
“세액공제 혜택을 바라보고 가입하시는데, 나중엔 이 혜택에 현혹됐다고 후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금융회사 직원들이 연금저축이나 IRP를 판매하며 털어놓는 얘기다. 사람들은 흔히 연말정산 환급금을 늘리려 이런 상품에 가입하지만 만기 전 돈을 빼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젊은층일수록 결혼자금, 이사자금 등 큰돈 쓸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금융사로 찾아와 “세액공제 혜택이 좋다는 직원 말에 설득당해 가입했는데 돈을 뺐더니 세금을 토해내게 생겼다”며 직원 탓을 한다는 얘기다. 이런 후회를 안 하려면 가입 전에 세액공제 혜택 외에도 중도 해지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라면 펀드형은 자유적립식이니 납입이 어려울 때 아예 계좌를 해지하기보다 납입을 중단하는 게 낫다. 가입해둔 연금저축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해지 대신 다른 연금계좌로 갈아타기를 고려해 보자. 다른 계좌로 갈아타면 기타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일단 가입하면 먼 길을 함께할 노후 동반자로 여기자. 만 55세 이후엔 ‘오래 봐야 아름답다’는 말을 실감할 것이다.
※유튜브에서 ‘금퇴IF’의 ‘개인연금 어떤 거 가입해야 해? 이거 보면 이득 봅니다’를 참고하세요.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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